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성을 술 취한 상태에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한국계 미국인이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 김환수)는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A(26)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일 밝혔다. 국민참여재판에 참가한 배심원 7명도 A씨에 대해 만장일치로 무죄 평결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A씨와 나이트클럽에서 부킹을 한 후 1시간 넘게 함께 게임을 하며 술을 마셨던 점, A씨가 술을 마시도록 강요하지 않았고 서로 연락처까지 주고 받았던 점, 피해자가 모텔에 들어갈 때 A씨의 손을 잡고 함께 걸어갔던 점 등을 볼 때 피해자가 성관계를 할 때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피해자가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는 의사결정 능력이나 저항 능력이 없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준강간죄는 피해자가 정신을 잃는 등 저항할 수 없는 상태에서 성관계가 있었을 때만 성립한다.
A씨는 지난해 5월 서울 신사동 B나이트클럽에서 웨이터의 주선으로 C(32)씨를 만나 술을 마신 뒤 인근 모텔로 가 성관계를 했다. A씨는 잠든 C씨를 남겨두고 클럽으로 돌아갔고, C씨는 30분 후 A씨와 통화한 뒤 클럽으로 돌아왔으나 며칠 후 A씨를 고소했다.
이성택기자 highn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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