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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압박 우려가 현실로…" 노동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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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압박 우려가 현실로…" 노동계 불안

입력
2012.12.3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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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새노조위원장이 해고되고, 한진중공업 자살 노동자는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등 노사관계가 경색되고 있다. 노동계는 잇단 노동자 자살에서 드러난 새 정부의 반(反)노동 행보 우려가 현실화되는 징후로 보고 있다.

지난해 4월 제주도 세계7대경관 투표와 관련, KT의 국제전화요금 부정 청구 의혹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한 이해관 KT 새노조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징계 해고됐다. 이 위원장이 지난해 10월16일~11월9일 무단 결근하고 12월 5,6일에는 허락 없이 조퇴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10월 허리디스크로 입원하면서 진단서를 미리 냈고, 12월에는 공익제보자에게 주는 상을 받기 위해 양해를 구하고 1시간 먼저 퇴근했다고 해명했다.

KT는 권익위 신고 후인 지난해 5월 이 위원장을 경기 가평지사로 전보조치했다가 권익위로부터 '공익신고에 대한 불이익 조치'라며 철회 결정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대선 다음날인 지난달 20일 사측은 이 위원장에게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보했고, 해고 결정했다. 이 위원장은 "병가는 10월에 다녀왔고 조퇴한 것도 12월 초였는데 대선이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보복 해고를 한 것"이라며 "KT가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마음대로 노조를 탄압해도 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21일에는 한진중공업 복직 노동자 최모(34)씨가 158억원에 이르는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손배소)에 대한 압박감 등으로 자살했지만 사측은 노조와의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한진중 노조는 회사 정상화와 노조탄압 중단, 유족보상 등을 논의하기 위해 두 차례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단체 교섭 사항이 아닌 개인적인 일"이라며 거부했다. 이에 최씨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유장현 교육선전부장은 "최씨는 노조 탄압이 5년 더 연장된다는 데에 절망감을 느꼈다"며 "박근혜 당선인이 해결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씨가 압박감을 느꼈던 노조에 대한 천문학적인 손배소 관행은 여전하다. 현대차는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76일째 송전탑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병승(36)씨 등 비정규직노조에 대해 최근 115억원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2009년 정리해고 후 한 명도 복직하지 못한 쌍용차 역시 회사가 청구한 손배소와 정부가 청구한 구상금 등이 237억원에 이른다.

대선 전 새누리당이 약속한 쌍용차 국정조사가 제대로 이뤄질지, 현대차 쌍용차 노조가 벌이고 있는 혹한 속 고공농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도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다.

공공운수노조 한 관계자는 "지난 5년간 노동자들에 대한 민주노총 탈퇴 협박과 회유가 계속돼 왔는데 새 정부에서도 탄압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노동계 전반이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패배주의에 빠져 움츠려 있다"며 "패배주의에서 떨쳐 일어나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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