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샹룽(戴相龍) 전 중국 인민은행장의 사위가 장인의 감독 권한 아래 있던 핑안(平安)보험의 지분을 헐값에 사들여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주장했다. 핑안보험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일가가 상장 전 헐값에 지분을 인수해 문제가 된 회사다.
NYT는 30일(현지시간) 인터뷰와 공시자료 등을 인용, 다이 전 행장의 사위 처펑의 딩허벤처캐피털이 2002년 12월 국영 해운사인 중국원양운수총공사(COSCO)로부터 핑안보험 주식 6,650만주를 주당 약 40센트에 사들였다고 보도했다. 이 가격은 2개월 앞서 핑안 주식을 매입한 영국 HSBC 은행이 지불한 1.6 달러보다 크게 낮은 것이다. 이는 또 원 총리 일가가 핑안보험과 ‘수상한 거래’를 한 날과 같은 날인데다 가격도 동일한 것이다. 처펑 측은 핑안보험 지분을 소유한 사실조차 없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딩허벤처캐피털을 지배하는 투자회사 중 2개는 처펑이 설립한 회사고 나머지 회사도 처펑의 친척 및 동료들과 관련돼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한때 공중분해 위기까지 몰렸던 핑안보험은 당시 주식 공모를 앞두고 새 투자자를 모집 중이었고 이후 홍콩과 상하이(上海) 증시에 잇따라 상장돼 중국에서 가장 큰 보험 회사 중 하나가 됐다. 딩허 측이 핑안 지분 매입에 지불한 5,500만달러(약 585억원)의 가치는 2007년 31억달러(약 3조3,000억원)로 불었다.
NYT는 다이 전 행장이 이 일을 알고 있었다거나 범법행위가 있었다는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2002년 12월 퇴임한 다이 전 행장은 현재 중국 최대 기관투자자인 전국사회보험기금이사회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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