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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리더십과 새해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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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리더십과 새해 희망

입력
2012.12.31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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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에는 덕담이 제격이다. 밝은 희망과 기대를 나누고 복을 비는 게 어울린다. 특히 헌정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을, 그 것도 유권자 과반이 지지해 선출했으니 더욱 그럴 만하다. 설령 그 리더십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더라도 축복과 성공을 기원하는 게 민주 정치, 민주 사회의 도리다. 새해 전망이 어두울수록 그런 미덕과 화합이 한층 절실하다.

그러나 새해 아침을 맞는 마음은 솔직히 희망차지 못하다. 무엇보다 박근혜 당선인의 수석 대변인 발탁을 둘러싼 논란이 꺼림칙하다. 그 자리가 대단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정도 역할에 어울리는 인물을 찾는 게 그리 어려웠나 싶다. 인사 탕평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당선인이 하필이면 왜 말과 글과 처신이 그토록 편벽되고 기이한 인물을 골랐을까.

보수 편향만이 문제가 아니다. 정치권을 2차례나 들락거리며 언론사 4곳을 옮겨 다닌 것도 그렇지만, 유치한 댓글 토막을 이어 놓은 것 같은 희한한 글쓰기로 눈길을 끈 이를 선택한 이유가 못내 궁금하다. 언론계 안팎의 평판과 무관하게 오로지 당선인을 향한 충성스러운 소신을 헤아린 결과일까. 보수 진보를 가림 없이 언론계가 하나같이 그릇된 선택을 비웃는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아랑곳 않는다면 정말 걱정이다.

민주통합당은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원장이 임명하도록 법에 규정된 사실을 근거로 대변인 임명은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당선인 쪽에서는 인수위 대변인이 아니라 당선인 대변인을 임명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렇다면 해법이 있었다. 인수위원장이 인수위 대변인을 다른 사람으로 임명하는 것이다.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용준 위원장이 재량껏 새 인물을 임명하면 모든 논란을 잠재울 수 있었다.

그러나 어제 김용준 위원장은 윤창중 당선인 대변인을 인수위 대변인 겸 인수위원으로 임명했다. 결국 두고두고 시빗거리를 남긴 셈이다. 본인도 잔뜩 주눅 든 모습으로 언론과 국민 앞에 나서는 불명예를 계속 껴안고 갈 것인지 곰곰 생각할 일이다.

박근혜 당선인으로서는 첫 단추를 잘못 꿴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을 수치스럽게 여길 수 있다. 그러나 한갓 대변인과 인사 검증 논란에 발목 잡혀 마냥 지체할 때가 아니다. 말 그대로 산적한 공약 이행 과제를 앞에 두고 유사 언론인 같은 인물 하나에 연연하는 것은 어리석다. 인수위원장에게 수습을 맡기고 활짝 열린 내일을 향해 성큼성큼 거침없이 나아갈 일이다. 그게 선거에서 지지한 국민에게 보람과 희망을 되찾아주는 방책이다.

당선인의 행보를 시샘하는 민주통합당과 반대세력도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용렬한 모습은 보기 좋지 않다. 국무총리나 장관도 아니고 인수위 대변인 정도를 놓고 마냥 정색하고 싸울 일인가 싶다. 선거에 패한 정당으로서는 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자세를 가다듬는 일이 가장 긴요한 과제이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얼마간 비판과 정쟁을 자제하는 도량을 보여야 옳다.

이를 위해서는 집권세력이 먼저 손을 내밀지 않더라도 스스로 정쟁 휴전을 선언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런 의연한 처신이 선거에서 지지한 유권자들의 상처입은 마음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데도 효과적일 것이다. 민주당과 지지세력이 앞으로 5년간 가야할 길은 멀고 험하고 고통스러울 것이다. 처음부터 지레 전투태세를 갖추고 고지 탈환을 위해 돌격 구호를 외치는 것은 오히려 초라하고 안쓰럽게 비칠 수 있다.

물론 크고 작은 논란과 시비를 훌쩍 뛰어넘어 국민 모두에게 밝은 희망의 새해를 여는 벅찬 과제를 박근혜 당선인은 안고 있다. 그야말로'국민 행복'이 그의 리더십에 달렸다. 막중한 책임과 기대를 짊어진 그가 궁벽한 곳, 한갓진 길로 가서는 안된다. 넓고 밝은 대로(大路)를 앞장서 활보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게 국민 모두의 새해 희망과 의욕을 북돋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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