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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기억해야 할 사건과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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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기억해야 할 사건과 인물

입력
2012.12.3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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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 카뮈 탄생 100주년부조리한 세상에 문학으로 반항한 지식인

2013년은 프랑스 작가 알베르 카뮈의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다. 1913년 알제리에서 태어난 카뮈는 청각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함께 빈곤 속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카뮈가 1937년 처음으로 발표한 수필집 '표리'는 어둡고 가난했던 시절의 생활을 그대로 담고 있다.

1942년에 발표한 대표작 '이방인'에서 작가는 아랍인을 권총으로 쏴 죽인 뒤 법정에서 햇빛이 너무 눈부셔서 그랬다고 진술하는 인물 뫼르소를 등장시킴으로써 이른바 부조리 문학의 대명사가 된다. 기존의 사회 질서를 철저히 부정하고, 그 대가로 이 세상에 아무런 미련을 두지 않고 죽어가는 주인공 뫼르소는 부조리에 맞서는 반항아로 받아들여졌다.

카뮈의 소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합리성에 절망한 젊은 지식인들에게 새로운 정신을 제시했고 실존주의의 대중화에 기여했다. 그러나 정작 카뮈는 실존주의 지식인이란 낙인을 거부하며 1947년 발표한 소설 '페스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어떤 관념 때문에 죽는 사람들에 대해선 신물이 난다. 나는 영웅주의를 믿지 않는다. 내가 흥미를 느끼는 것은, 사랑하는 것을 위해서 살고 사랑하는 것을 위해서 죽는 일이다.'

1957년 카뮈의 전 작품에 대해 노벨상이 수여된다. 그로부터 3년 뒤, 자동차 사고로 생을 마감한다. 부조리하지만 사랑했던 이 세상을 남겨둔 채.

카뮈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울산대 김진식 교수는 "카뮈는 자신의 소설 제목 '이방인'처럼 핍박 속에서 인간의 덕목이나 가치관을 익히고 표현했다"며 "문학의 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줄어드는 이 시대에도 카뮈의 의미는 더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카뮈 전집을 발간한 출판사 책세상에서는 카뮈 탄생 100주년을 맞아 출간한다. 출간 70주년을 기념해 2012년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의 그래픽노블 임프린트인 '퓌튀로폴리스'에서 출간한 특별 에디션 번역본이다. 23년에 걸쳐 카뮈의 전작품을 번역한 김화영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 프랑스에서는 '카뮈와 지중해'라는 제목의 전시를 비롯해 연극과 오페라 등이 열릴 계획이다.

바그너·베르디 탄생 200주년독일·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명사

독일의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는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났다. 그는 작곡가인 동시에 지휘자이자 음악 이론가, 수필가였다. 문학을 단순히 음악으로 옮기기보다 오페라의 대본을 직접 써 문학과 음악의 균형을 추구했다. 따라서 음악과 드라마가 총체적으로 결합된 그의 오페라를 다른 작품과 구분해 '악극(Musikdrama)'이라 부르기도 한다. 그는 악극에 등장인물이나 상황을 암시하는 이른바 '유도동기(Leitmotif)'를 절묘하게 배치해 관객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극대화했다.

독일에서는 그의 탄생지인 라이프치히와 그가 활동한 바이로이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기념 행사가 열린다. 바그너 생일인 5월 22일에는 그의 작품을 가장 잘 해석하는 것으로 정평이 난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이 이끄는 바이로이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특별 연주회가 열린다.

내년에는 바그너의 대작 '니벨룽의 반지'를 세계 각지에서 볼 수 있다. '라인의 황금' '발퀴레' '지크프리트' '신들의 황혼' 4부로 구성돼 전작을 공연하는 데 적어도 15시간이 걸리는 방대한 규모의 서사극이다. 바이로이트 페스티벌과 도이체 오퍼 베를린, 빈 슈타츠오퍼, 파리 오페라,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등 세계 유명 오페라 극장에서 앞다퉈 '반지 4부작'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그의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는 연고지인 유럽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다채롭게 펼쳐진다. 국립오페라단은 그의 마지막 오페라 '파르지팔'을 국내 초연한다.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은 '니벨룽의 반지'의 관현악곡 하이라이트 연주회를 열고 KBS교향악단은 '발퀴레' 1막을 콘서트 버전으로 연주한다.

이탈리아 오페라의 대명사인 주세페 베르디(1813~1901)의 탄생을 기념하는 행사도 잇따른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는 '돈 카를로', '리골레토', '라 트라비아타', '오텔로' 등 그의 대표작을 잇달아 공연한다. 국내에서는 국립 오페라단이 '돈 카를로'와 '팔스타프'를 무대에 올리고 서울시향은 '오텔로'를 콘서트 형식으로 들려준다. 서울시오페라단은 4월에 '아이다'를 선보인다.

동의보감 발간 400주년허준, 조선의학의 '독립' 을 선언하다

조선 14대 임금 선조는 어의 허준에게 일러 당대 최고 의사들과 함께 국내외 의서를 총망라해 우리만의 새로운 의학서적을 만들도록 명했다. 허준은 집필을 시작한 지 17년 만인1613년 동의보감을 완간했다.

동의보감 발간으로 조선의학은 비로소 독립적인 학문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의학과 구분된 우리 의학, ?'동의(東醫)'로서 독자적으로 연구되고 발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동의보감이란 이름은 '동의학의 내용을 모두 담은 보배로운 거울'이란 뜻이다.

동의보감은 각각 인체 내부와 외부를 설명하는 내경편과 외형편, 질병을 다루는 잡병편, 구체적인 치료법을 알려주는 탕액편과 침구편으로 구성돼 있다. 몸의 구조나 병의 이치를 먼저, 약이나 침 같은 의술은 나중에 소개한 이 구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치료보다 예방을 우선하는 현대의학의 흐름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분석한다.

최승훈 한국한의학연구원장은 "기초부터 임상의학까지를 모두 아우르며, 임상 부분에선 환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병증을 우선 배치했고, 병의 원인과 진단, 처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지금까지도 한의과대학의 기본참고서로 쓰인다"고 말했다.

2009년 동의보감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한 유네스코는 2013년 기념할 만한 세계의 사건들 중 하나로 동의보감 400주년을 꼽았다. 동의보감 400주년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한의학의 최신 과학적 성과를 반영해 동의보감을 현대적으로 개정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동의보감 탕액본초' 발간 및 한약재 표준화 연구 등을 통한 차세대 한약 프로젝트, 판본처방 데이터베이스화 등의 전통의학 지식 네트워크 구축 사업이 진행 중이다.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한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영어 번역을 통한 동의보감 세계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국제학술심포지엄 개최와 남북공동 한의학 연구도 추진된다.

9월에는 경남 산청에서 400주년을 기념하는 '2013 동의보감 세계전통의학엑스포'가 열린다. 추진위원회는 이를 계기로 한방의료 관광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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