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동부가 부진의 터널에서 조금씩 헤쳐 나오고 있다.
2012년 마지막을 4연승으로 장식한 9위 동부(9승17패)는 어느덧 6위 삼성(12승14패)과의 승차를 3경기로 좁혔다. 아직 6라운드 중 3라운드 막판인 것을 감안할 때 6강 진입은 물론 그 이상도 노려볼 수 있는 위치에 올랐다.
강동희 동부 감독은 31일 "선수들이 열심히 해줘 4연승까지 했다"며 "전반에 잘하다 후반에 따라 잡히는 등 완전한 모습은 아니지만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점에서는 만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 동부는 올 시즌 우승 후보로 평가 받았다. 윤호영(29ㆍ197㎝)의 상무 입대로 공백이 생겼으나 혼혈 자유계약선수로 이승준(35ㆍ204㎝)을 데려왔다. 기존 김주성(34ㆍ205㎝)이 버티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지난 시즌에 비해 뒤처질 게 없었다.
그러나 동부는 시즌 초반 삐걱거렸다. 수비가 약한 이승준은 겉돌았고, 기량 미달 탓에 외국인 선수 교체도 잦았다. 기둥인 김주성 역시 예년만 못했다. 이 과정에서 강 감독과 선수들 간의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강 감독은 "외국인 선수 선발을 잘못해 국내 선수들이 힘들어 했던 것은 내 책임이고 인정한다"면서 "그렇지만 3년간 선수들과 잘 지내왔는데 작전 타임 중 선수들을 질책하는 단편적인 장면을 보고 불화설이 불거진 것은 이해가 안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년간 선수들과 충분한 교감이 있었고, 올 시즌 팀을 만들어가는 과정인데 잠깐 못했다고 안 좋은 모습으로 비춰지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일찌감치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호영과 로드 벤슨이 나간 이후 팀 조직력을 새로 다듬는 과정에서 선수들 간의 호흡이 맞지 않았다. 때문에 중반 이후 승부수를 걸어볼 심산이었다. 지금 보면 동부는 강 감독의 계산대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그는 "김주성과 이승준은 자기 몫을 어느 정도 해준다"며 "관건은 외국인 선수가 중심을 잡아줘야 하는데 줄리안 센슬리(202㎝)가 차츰 나아지고 있다. 더 이상 선수 변동이 없어 4라운드가 끝나는 1월말쯤이면 팀 전력도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만큼 새해를 맞아 본격적으로 승부수를 걸어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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