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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무인항공기, 우리도 새해엔 상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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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무인항공기, 우리도 새해엔 상용화!

입력
2012.12.3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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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국방부가 무인 고고도(高高度) 정찰기인 글로벌호크(RQ-4) 4대를 한국에 판매하겠다고 밝히면서 무인 항공기(UAV)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무인 항공기는 이스라엘에서 처음 개발한 이래 미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극소수 국가에서만 만들었을 정도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올 초 우리나라에서도 '드론(droneㆍ윙윙거리는 수벌)'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무인 항공기를 개발, 내년에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첩보위성 수준의 글로벌호크

미 국방부가 국내에 판매키로 한 무인 항공기 글로벌호크는 2000년 미 항공 방위산업체인 노스롭 그루먼사가 제작한 것으로,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때 시제품으로 처음 사용된 이래 10년간 1,800여 회의 전투와 재난 구호에 투입됐다. 2001년에는 오사마 빈 라덴이 아프간에서 몰래 빠져 나가려는 시도를 봉쇄하는 임무를 맡았다.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 때에는 16번 출격해 357시간을 비행하며, 지대공 미사일(SAM) 포대 16개와 미사일 운반 차량 70대, 그리고 SAM 미사일 캐니스터 300개와 탱크 300대 등 목표물을 완벽하게 파괴하는 위력을 발휘했다. 또 아이티 지진과 일본 쓰나미, 원전 사고 등 재난 현장에 투입됐고, 미 항공우주국(NASA) 위성이 수집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해수면 변화와 오존층 감소, 해빙 변화 등 기상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글로벌호크는 단순히 원격 조종 항공기가 아니다. 제트 엔진을 장착해 최고 속도가 시속 640km에 달하며, 고성능 합성영상레이더(SAR)와 전자광학ㆍ적외선감시장비(EO/IR) 등으로 20㎞ 상공에서 지상 30㎝ 크기의 물체까지 식별할 수 있다. 또한 작전 반경이 3,000㎞에 달해 이를 도입한다면 휴전선에서 평양 인근 지역까지 북한군의 동향을 정밀 감시할 수 있다. 가히 첩보위성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앞으로 무인 항공기의 진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7년쯤이면 무인 항공기가 첨단 레이저 무기까지 장착해 항공기를 격추할 수 있을 정도로 위협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미 항공방산업체 제너럴아토믹스(GA)사는 시험 운용 중인 무인 항공기 '프레데터 C 어벤저'에 신개념 레이저 무기인 '고에너지 액체레이저 방위시스템(HELLADS)'을 탑재할 계획이다. HELLADS는 150㎾ 광선을 쏘는 레이저 무기로, 항공기도 추락시킬 정도로 파괴력이 엄청나다. '타임'은 또한 무인 항공기의 성능도 크게 향상돼 1회 작전시간이 20시간이 넘고, 최대 속도도 시속 740㎞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도 '똑똑한' 무인 항공기 개발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올 초 헬리콥터처럼 이륙해 비행하는 '틸트로터(tilt roter)형 스마트 무인 항공기'(TR-6X)를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개발했다. 내년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할 계획이다.

무인 항공기 개발 프로젝트는 2002년부터 총 97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됐으며, 항우연은 물론이고 한국항공우주산업과 테크항공, 퍼스텍 등 10개 기업과 19개 대학을 포함해 총 36개 기관이 참여했다.

TR-6X는 길이 5m, 폭 7m로, 3㎞ 고도에서 헬리콥터의 2배 속도인 시속 500㎞로 3시간 동안 비행할 수 있다. 헬리콥터처럼 활주로 없이 수직 이륙한 뒤 수평 비행하며, 주야간 감시카메라로 찍은 영상을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TR-6X는 조이스틱 모양의 컨트롤러로 원격 조종하는 기존 소형 무인 항공기에서 진일보해, 목표를 설정한 뒤 몇 개의 중간 경로지점을 찍어주면 스스로 이 지점들을 통과하는 자동 비행기능도 갖췄다.

김재무 항우연 스마트무인기 사업단장은 "TR-6X는 활주로를 건설하기 힘든 산악지역 환경에 적합하며 비행할 때 소음이 적은 게 특징"이라며, "군용은 물론 도로와 해역 감시, 해상 수색 및 구조, 산불감시, 방사능 탐지 등 민수용으로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전 세계 무인 항공기 시장 규모는 군용 43억 달러와 민수ㆍ공공용 3억 달러 등 46억 달러(5조600억원ㆍ2008년 기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2017년에 87억 달러(9조5,7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내년에 우리의 TR-6X가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된다면 연간 3조원대의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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