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몬티(69) 전 이탈리아 총리가 중도 연합을 결성해 내년 2월 총선에 참여한다고 28일(현지시간) 밝혔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자유국민당의 지지 철회로 총리직에서 사임한 지 일주일 만이다.
이날 중도 성향 정파 및 시민단체 대표들과 회동한 몬티는 "정치권을 좌우 진영으로 나누는 것은 역사적ㆍ상징적 가치는 있을지언정 유럽 전체적 견지에서 개혁을 추진할 정치 세력을 조명할 수는 없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자신이 대표를 맡을 중도 연합에 대해서는 "내가 제안한 개혁안을 지지하는 다양한 집단이 연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제학 교수이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 출신인 몬티는 이탈리아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 주요 정당들의 추대로 총리에 올라 연금 개혁, 세금 신설 등 긴축정책을 실행해왔다.
중도 연합은 상원 선거에는 '이탈리아를 위한 몬티 의제'라는 기치 아래 단일 후보를 내고 하원 선거에는 가톨릭중도연합당 및 민간 싱크탱크 '이탈리아 미래'의 후보를 함께 낼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이탈리아 미래'의 설립자는 루카 몬테제몰로 페라리 회장이다. 몬티는 종신 상원의원이어서 총선에 직접 출마할 수 없지만 중도 연합이 선거에 승리하면 총리가 될 수 있다.
총리 사임 직후 총선 참여설을 부인했던 몬티가 입장을 바꾼 데는 긴축정책 좌초로 인한 위기 심화를 우려한 이탈리아 기업가, EU 정치인의 지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교황청이 기관지를 통해 베를루스코니를 비판하고 차기 총리로 몬티를 지지하면서 가톨릭계의 후원을 등에 업게 됐다.
그러나 몬티의 총리 재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30% 대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중도좌파 성향의 민주당이 상하원에서 제1당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훈성기자 hs021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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