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 예산 1,000억원대를 운용하는 단체답게 유례 없는 4파전이다. 사상 최대의 '득표 전쟁'이 예상된다.
제52대 대한축구협회장을 뽑는 선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2명의 후보가 출마를 선언하고, 또 다른 2명의 후보가 출마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협회는 내달 28일 대의원총회를 열어 2013년부터 4년 동안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수장을 뽑는다. 후보자 등록은 내달 8일 시작된다.
김석한(58) 전 중등연맹회장이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다. 그리고 '축구통'으로 알려진 안종복(56)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이 내달 3일 기자회견을 열어 출마를 선언하기로 결정했다. 안종복 회장은 대우 로얄즈 단장을 거쳐 인천 유나이티드 사장까지 지냈다.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는 정몽규(50) 프로축구연맹 총재와 허승표(66) 퍼플웍스 회장이 꼽힌다. 둘은 출마 시기를 놓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정 총재와 허 회장이 후보 등록을 마치면 4명이 축구협회장 선거전을 치르게 된다. 지금까지 축구협회장 선거가 경선으로 치러진 것은 총 3차례(1978, 1997, 2009). 모두 2파전이었다. 따라서 4명의 후보가 나서면 역대 가장 많은 후보자가 득표 전쟁을 벌이게 된다.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하려면 3명의 대의원으로부터 추천서를 받아야 한다. 지지층이 뚜렷한 김 전 중등연맹회장과 안 남북체육교류협회장은 후보 등록에 필요한 표를 확보했다. 김 전 회장은 조중연 현 축구협회장을 지지하는 세력이 주를 이룬다. 그리고 안 회장도 오랜 동안 축구계에 종사하면서 닦은 기반이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시ㆍ도민 구단이 있는 지역과 교류가 많다.
하지만 결국 여야의 대표주자인 정몽규 총재와 허승표 회장이 사상 유례없는 격전을 치를 전망이다. 축구협회장 투표권을 가진 대의원들은 총 24명. 16명의 시ㆍ도 축구협회장과 8명의 축구협회 산하 연맹 회장으로 구성된다. 축구협회장에 선출되려면 24명의 대의원으로부터 과반의 찬성표를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차기 대권을 노리는 4명의 '잠룡'들은 대의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물밑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정몽규 총재는 현대가(家)의 적극적인 지지를 등에 업는다. 게다가 정몽준 협회 명예회장까지 선거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줄 전망이어서 가장 유력한 회장 후보로 꼽힌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박근혜의 대통령 당선에 기여를 했기 때문에 정치적인 요소도 축구협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두 차례(1997, 2009) 낙선 경험이 있는 허승표 회장의 표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지난 2009년 경선에서 8표 차로 아쉽게 낙마했던 허 회장은 '야권 연합'의 지지를 받는다. 특히 2009년 당시 선거에서 여당에 유리했던 중앙대의원(5명)제가 없어진 터라 정 총재와 허 회장은 박빙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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