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12월 29일] 턱밑까지 차오른 원고(高)·엔저(低)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12월 29일] 턱밑까지 차오른 원고(高)·엔저(低)

입력
2012.12.28 12:04
0 0

원ㆍ달러와 원ㆍ엔 환율이 나란히 연중 최저치를 찍은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이 올해 거래를 마쳤다. 마감환율은 원ㆍ달러 1,070.60원, 원ㆍ엔 1,241.89원이다. 원ㆍ달러 1,070원대 붕괴 여부가 주목됐으나, 외환당국의 종가 관리에 대한 경계심 등으로 일단 1,070원대는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원화가치는 달러 대비 연중 저점(달러 당 1,185원) 보다 10.7%, 엔화 대비론 연중 저점(1,514.89원) 보다 22% 급등한 셈이 됐다.

불과 6개월여 동안 일어난 이 같은 환율 변동은 불황 타개를 위한 미국, 유럽 등의 잇단 금융완화에 따른 글로벌 환율전쟁의 여파인 셈이다. 하지만 정부는 수출촉진 등을 위한 그 동안의 고환율정책에서 내수진작을 겨냥한 저환율정책으로 점차 방향 수정을 꾀하면서 사실상 원화절상을 용인해왔다. 큰 폭의 환율변동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시장이 비교적 차분한 건 최근 상황을 '환율 정상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더욱 두드러지고 있는 엔저현상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정권 출범 이후 더욱 급격히 진행 중인 엔저는 자칫 우리 경제에 만만찮은 대외 리스크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과정에서 급격한 엔저의 가공할 파괴력을 경험했다. 95년 4월 엔ㆍ달러 환율이 전후 최저치인 79.75엔까지 갈 정도로 엔고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리 경제는 '단군 이래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이후 불과 1년여 만에 엔ㆍ달러 환율이 30엔 이상 올라 110엔을 넘을 정도로 급격히 엔저가 진행됐다. 그러자 당시 한보철강이나 기아자동차 등의 채산성이 급격히 악화하며 우리 경제 전체를 무너뜨린 외환위기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물론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다르다. 우리 수출상품의 경쟁력이 향상됐고, 금융시장 관리력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단련됐다. 하지만 엔화는 여전히 우리 경제의 핵심 대외여건이라는 점에서 엔저 상황에 대한 당국의 면밀한 주의가 요구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