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 인선을 발표함에 따라 이제 관심의 초점이 새 정부의 초대 총리 인선으로 옮겨가고 있다. 당초 새누리당 안팎에선 인수위원장이 초대 총리로 직행하는 방식으로 새 정부 인선 얼개가 짜여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관측은 빗나갔다.
박 당선인은 김용준 전 선대위 위원장을 인수위원장에 임명함으로써 안정적인 새 정부 출범 준비에 인수위원장 인선의 포커스를 맞췄다.
김 위원장은 '징검다리'인수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새 정부의 초대 총리 카드는 인수위 기간 박 당선인의 고민과 검증을 거쳐 다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보여준 박 당선인의 인사 스타일로 보면 박 당선인이 어떤 유형의 인사를 낙점할지 어렴풋하게 추측해볼 수는 있다.
일단 총리감을 물색할 때 영남 출신 배제 원칙만큼은 계속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박 당선인은 이날 인사에서도 탕평 인사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호남 출신 인사들을 대거 발탁해 기용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당연히 호남 출신 총리를 임명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물론 "박 당선인이 강조하는 국민대통합이 단순히 지역 안배만 염두에 둔 것이 아닌 만큼 영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 인사도 충분히 총리로 임명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박 당선인이 인사에서 정무 능력보다 정책 능력을 우선시하는 점도 눈에 띈다.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과 유일호 비서실장 인선이 대표적이다. 총리감을 고르면서도 박 당선인이 정책 능력을 따질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결론적으로 초대 총리는 국민통합의 상징성을 가지면서도 박 당선인이 강조해온 '민생정부'구상에 어울리는 정책 능력을 갖춘 인물이 될 것이란 예상이 가능하다.
총리 자격 요건은 또 있다. 박 당선인은 선거 기간 '제왕적 대통령제'폐단을 막기 위해 대통령 인사권을 분산시키고 헌법에 보장된 총리의 권한과 책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책임 총리의 권한을 주겠다는 얘기다. 총리의 권한이 커지는 만큼 당연히 박 당선인의 가치와 철학을 잘 알고 호흡을 맞출 수 있는 인물을 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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