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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28일] 경찰관 범죄, 과연 '몇 마리 미꾸라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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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12월 28일] 경찰관 범죄, 과연 '몇 마리 미꾸라지'일까

입력
2012.12.27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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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우체국 금고털이 사건에 현직 경찰관이 주도적으로 범행에 가담한 사실이 드러났다. 범행에 연루된 정도가 아니라 금고털이 전력이 있는 친구에게 범행을 먼저 제안하고 시나리오까지 치밀하게 짰다. 공범이 범행하는 동안에는 밖에서 망을 봐주고 훔친 돈은 절반씩 나눠가졌다. 이 경찰관은 7년 전 은행 현금자동지급기를 터는데 공범으로 가담했던 사실도 추가로 밝혀졌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경찰이 되레 국민이 맡겨놓은 돈을 강탈한 이 어이없는 현실은 할 말조차 잃게 한다. 경찰관이 금고털이범에게 금고 위치를 알려주고 망까지 보는 상황에서 국민은 누굴 믿어야 할지 허탈하기만 하다.

경찰관의 강력사건 가담은 처음 있는 일도 아니다. 지난 10월에는 영화 '도둑들'을 연상케 하는 떼강도 사건에 현직 경찰관이 연루돼 구속되기도 했다. 대형마트 보안팀과 짜고 절도범들을 협박해 돈을 빼앗다가 덜미를 잡히기도 했고, 북한산으로 추정되는 미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를 밀반입하려던 경찰관도 있었다. 도박사이트를 운영하거나, 사채업에 관여하거나, 마약사건에 연루된 사례는 부지기수다. 이쯤 되면 어쩌다 문제 경찰이 간혹 섞여 있는 수준이 아니라 경찰 조직 내에 비리가 구조화되고 고질화된 게 아닌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경찰은 며칠 전 검찰의 직접 수사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영장청구권을 견제할 수 있는 검경 수사권 조정방안을 인수위에 건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건 송치 전에는 경찰이, 송치 후에는 검찰이 수사권을 갖도록 하는 일종의 수사권 분점 방안이다. 하지만 '우체국 습격사건' 등에서 보듯 경찰관의 범죄 연루가 빈발하는 상황에서 일차적인 수사권을 경찰에 맡겨달라는 요구가 얼마나 국민들에게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회의적이다. 경찰은 미꾸라지 한 마리가 만든 흙탕물일 뿐이라고 강변할 지 모르지만 단 한 마리의 미꾸라지도 있어서는 안될 만큼 중요한 게 경찰의 역할이다. 수사권 조정 운운하기에 앞서 국민들 신뢰부터 회복하는 게 경찰로서는 더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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