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발원지이며 '지구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 중심에 자리잡은 성스러운 나라 네팔. 이곳의 수도 카트만두에는 바그마티강이 흐른다. 인구의 87%를 차지하는 힌두교인들은 바그마티강에서 몸을 씻는 것이 소원이며 죽음에 이르렀을 때 화장돼 이곳에 뿌려지기를 원한다. 하지만 넘쳐나는 쓰레기로 바그마티강은 몸을 씻기는커녕 손조차 담글 수 없을 만큼 썩어버렸다. 28일 밤 11시 10분 EBS '하나뿐인 지구'는 바그마티강의 부활 방법을 모색해본다.
바그마티강의 오염 원인은 무엇일까. 1980년대 인구 급증과 함께 시작한 현대화로 인한 생활 쓰레기와 공장 폐수의 범람이 첫 번째 원인이다. 두 번째는 환경에 대한 무관심이다. 네팔 정부는 특별한 대책도 없이 상류 마을의 하수도관을 강과 연결해버렸다. 노후한 정수시설도 폐수를 정화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바그마티강을 따라 형성된 여러 마을에서 나오는 폐수에 힌두사원에서 화장된 후 버려지는 재와 고인의 물품까지 더해져 강은 거대한 쓰레기 하치장으로 변모했다. 이젠 주민들의 건강도 장담할 수 없는 위기 상황에 봉착했다.
바그마티강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은 최근에야 시작됐다. 환경단체들은 강 주변을 청소하고 각 가정에서 받은 돈으로 생활 쓰레기를 거둬들여 매립장으로 보내고 있다. 네팔 정부는 강에 유입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강변을 따라 형성된 무허가 거주지를 정리하고 강 주변에 둑을 쌓아 올렸다. 하지만 이것으로는 아직 부족하다. 쓰레기 버리는 비용을 부담하기도 버거운 주민들은 여전히 강에 쓰레기를 몰래 버리고 있다. 국민들의 잘못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는 환경도 살아남을 수 없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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