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에서 블로킹은 센터들의 전유물이다. 26일 현재 블로킹 톱10을 보면 9명이 센터 플레이어다.
하지만 포지션이 레프트이면서 블로킹 2위를 달리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LIG손해보험의 '쿠바 특급' 까메호(26)다.
그는 13경기를 뛰면서 38개의 블로킹을 잡아냈다. 세트당 0.844개를 기록, 0.889개로 1위인 박상하(러시앤캐시)를 위협하고 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까메호의 블로킹에 대해서는 그 전부터 얘기를 듣긴 했다. 블로킹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타고난 감각
이번 시즌 최고 용병으로 평가 받는 까메호와 레오(삼성화재)는 신체적인 조건은 큰 차이가 없다. 키도 2m6으로 똑같다. 스파이크 높이는 레오(3m65)가 까메호(3m60)보다 높고, 블로킹 높이는 둘 다 3m40이다. 그러나 까메호와는 달리 레오는 세트 당 0.290개의 블로킹을 하는데 그치고 있다.
까메호는 자신의 블로킹 능력이 타고났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볼을 쫓아가는 센스와 타이밍은 최고다.
그는 "배구를 시작할 때부터 키가 크고 점프가 좋아서 공격수가 잘 보이고 블로킹 감각이 있었다"면서 "블로킹은 타고난 것 같다"고 밝혔다.
세터의 눈과 솥뚜껑처럼 큰 손
까메호는 세터 출신 공격수다. 경기의 흐름을 읽는 눈이 탁월하다. 특히 공격수의 움직임을 보고 상대 공격 방향을 정확하게 알아낸다.
솥뚜껑처럼 큰 손도 블로킹을 하는데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상대의 스파이크를 내리찍는 듯한 손 모양까지, 상대 공격을 차단하기 위한 기본기가 탄탄하게 다져진 공격수다.
김호철 러시앤캐시 감독은 "까메호는 블로킹에서 세터 출신이라는 덕을 보는 것 같다. 경기를 보는 눈이 뛰어나다"면서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상대 선수들의 공격 방향을 끝까지 확인한 뒤 블로킹을 뜨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지금 페이스를 봐선 까메호가 블로킹 1위를 할 것 같다. 앞으로도 까메호의 벽을 뚫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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