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개월째 계속되고 있는 시리아 내전으로 어린이들이 심각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고 있다고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이 27일 보도했다. 터키와 미국, 노르웨이 등 국제 연구진들이 터키 남부 가지안테프 난민촌 어린이 3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75%가 전쟁으로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 중 절반 가량은 PTSD를 겪고 있으며 우울증도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난민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자원봉사활동가 카미는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 온 한 아이는 집 앞에 폭탄이 떨어지는 충격을 경험했다"며 "이 아이는 사흘간 아무 말도 못했으며 그림을 그리라고 하자 창문만 그렸다"고 말했다. 알레포에서 온 일곱살 야만은 "친척들이 모두 시리아에 있다"며 "그들이 죽을지 모른다"고 불안해했다.
아이들 중 일부는 폭력적으로 변하기도 했다. 터키 남동부 안타키아 난민학교 관계자 라하프 티노위는 "아이들이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살해하는 꿈을 자주 꾼다고 호소한다"며 "일부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대통령을 죽여야 한다고 가르치기까지 한다"고 우려했다. 교내 폭력도 잦아졌다.
연구에 참가한 셀쿡 시린 뉴욕대 심리학과 교수는 26일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사회가 심각한 우울증과 PTSD에 시달리는 아이들을 방치한다면 향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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