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까지만 해도 한 교실에 뚱뚱한 아이는 하나 아니면 둘 뿐이었고, 어김없이 돼지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그만큼 살 찐 아이가 드물었던 시절이다. 그러나 요즘 청소년기 학생들은 야외활동은 제한되고 소화력은 좋은 편이라 비만해지기 쉽다. 더구나 아이돌이나 걸그룹의 영향 때문에 청소년들이 비정상으로 마른 체형을 동경하고 이를 따라 하기 위해 과도하게 식사를 제한한다.
전통의학 연구가 왕성하던 중국 금(金)ㆍ원(元)시대에는 보토파(補土派)라고 하여 비위(脾胃), 즉 소화기관의 활력을 높이는 연구를 하는 학파가 있을 정도였지만 현대에는 오히려 식욕을 저하시키는 연구를 하고 있으니 세월의 변화가 무상하다. 필자는 '참지 말고 바꾸세요'라는 모토와 함께 첫째 식이, 둘째 운동, 셋째 치료, 이 세 가지의 조합이 건강한 다이어트의 방법이라고 주창한다. 나열한 순서가 바로 중요도를 뜻한다.
다이어트라고 하면 굶거나 적게 먹는 것만을 떠올린다. '다이어트'의 말뜻이 '식사'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이러니컬하다. 무조건 참으며 굶거나 적게 먹는 것은 반드시 실패한다. 근육량을 줄여 악성 요요를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식단은 탄수화물의 비중이 높다. 건강한 단백질인 계란, 두부, 살코기 등과 건강한 지방인 견과류를 식사를 식사 시작하는 첫 3~4숟가락에 먼저 섭취한 이후 밥, 국수를 먹으면 탄수화물을 기존의 양보다 절반 또는 그 이하로 섭취해도 포만감이 장시간 유지되고 영양적으로도 균형 잡힌 식사가 된다. 탄수화물 중에서도 덜 정제된 현미, 통밀 같은 곡류와 섬유소가 풍부한 채소류에 들어 있는 건 건강한 탄수화물이다. 이런 식품들을 즐기게 되는 것이 음식 취향을 바꾸면서 성공하는 식이요법이다. 천천히 먹는 습관을 들여 과식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체중을 고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운동할 시간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여가가 생기면 대개는 누워서 쉬거나 미루어 놓았던 TV 시청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는 경향이 있다. 반드시 일정한 시간을 운동에 할애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운동 하라고 하면 헬스클럽을 6개월 등록하고 2, 3일은 열심히 한 뒤 바로 실증을 느껴 환불을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바꾸려고 하지 않고 참는 방법으로 운동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운동을 찾아 누가 말려도 하고 싶어질 정도로 즐겨야 한다. 걷기, 산책 등으로 가볍게 시작하여 등산, 자전거 등의 야외활동을 하게 되면 운동에 친숙해지고 좋아서 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한의학적 비만 치료는 기초대사량을 일시적으로 올려주고 체외 배출을 도와주며 신진대사를 활발히 하면서 동시에 식욕을 억제해준다. 그러나 생활습관의 변화가 없으면 체중은 잠시 빠질지언정 치료 중단 후 반드시 요요 현상이 온다. 환자는 물론 의료인도 보람 없고 공허해진다.
인산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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