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라는 책이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올라 있는 모양이다. 습관을 바꾸면 자신의 삶을 여러 측면에서 유리하게 개선할 수 있다는 논지의 책이다. 그런데 사실 그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이런 책이 널리 읽히는 걸 보면 습관이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다.
사실 내게도 몇 가지 안 좋은 습관이 있다. 밥을 빨리 먹는 것도 그렇고, 고개를 숙이고 걷는 것, 그리고 술 마실 때 안주를 별로 먹지 않는 것도 그런 것들 중 하나다.
그런데 그 중에서 제일 안 좋은 습관 하나를 꼽으라면 그것은 '노래방에서 말없이 사라지기'일 것이다. 며칠 전에도 그랬고, 지지난 주에도 그랬고, 아무튼 노래방에서 다른 이들이 가무에 흠뻑 취해 있을 때 슬그머니 자리를 뜨는 게 내 습관인 거다. 슬슬 체력이 소진되고 다음 날 출근이 걱정되면 그때부터 나는 눈에 띄지 않고 빠져나갈 타이밍을 잡게 되는 것이다.
함께 있는 멤버들이 격의 없이 친한 선후배일 경우가 많아서 이 나쁜 습관은 사후에 용서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아무래도 새해부터는 이 버릇을 고쳐야겠다. 그건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까닭이다. 동료가 락스피릿이 충만한 노래를 윽박지르고 사람들이 거기에 맞춰 모두 춤을 추는 상황이더라도, 분연히 서브 마이크를 빼앗아 붙잡고 "저 먼저 갈게요!"라고 외치고 나와야겠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 판이 깨지려나.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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