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6일 "대기업의 경영 목표는 회사의 이윤 극대화에 머물러선 안 된다"면서 "대기업은 공동체 전체와의 상생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지금 같은 대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많은 국민의 뒷받침과 희생이 있었고 국가 지원도 많았기 때문에 국민 기업의 성격도 크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막대한 자본과 조직을 가진 일부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와 무분별한 확장에 대해 경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은 "대기업이 경영의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부터 시작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들이 정년까지 일할 수 있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면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과 골목 상권까지 파고들어 소상공인의 삶의 터전을 침범하는 일도 자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재벌 2,3세들이 서민이 하고 있는 업종까지 뛰어들거나 땅이나 부동산을 과도하게 사들이는 것은 기업 본연의 역할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박 당선인은 이에 앞서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중소기업중앙회 회장단을 만나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고, 그래서 (여기에) 제일 먼저 왔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지원을 대기업 중심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재편해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데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면서 "그간 대기업 수출이 의존하는 외끌이 경제 성향을 띠었다면, 앞으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과 내수가 같이 가는 쌍끌이 경제로 가겠다"고 역설했다. 박 당선인은 "대기업의 부당한 납품 단가 인하나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 탈취, 중소기업 영역을 무분별하게 침해하는 횡포와 불공정 거래는 철저히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중견 기업 위주의 연구·개발(R&D)지원, 정부출연연구소 출연금의 일정 비율을 중소기업 R&D에 투입하는 쿼터제 도입 방안 등을 약속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대통령 당선인으로서 첫 번째 정책 행보로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데 이어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임원단과 전경련 회장단을 차례로 만나 경제 정책의 중심을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에 두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박 당선인은 소상공인단체연합회 임원단과 만난 자리에서는 "당선된 순간 여러분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면서 "국민행복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소상공인 여러분이 행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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