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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지용 "힘들었던 지난 4년, 진화의 여정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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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지용 "힘들었던 지난 4년, 진화의 여정 보여주고 싶었다"

입력
2012.12.2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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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세대의 의무가 확대 재생산이었다면 우리 세대의 책임은 분야별 경계를 부수고 진화의 길을 이끄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젊은 클래식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그룹 디토의 멤버인 피아니스트 지용(21ㆍ김지용)이 또 한번 영역을 넓혔다. 최근 바흐를 테마로 미니 음반을 낸 그는 수록곡 '샤콘느'에 맞춰 뮤직비디오도 만들었다. 2분 30초로 압축한 영상에 직접 출연해 현대무용에 가까운 독특한 춤을 선보였다.

음반 발매와 함께 서울 등 4개 도시에서 독주회를 열 예정인 그를 24일 만났다. 그는 음반과 뮤직비디오, 공연으로 이어지는 동시다발적인 이 세 가지 프로젝트를 "힘들었던 지난 4년 간 성장한 내 음악 여정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젊은 연주자의 한낱 튀는 행보일 것이라는 선입견은 금세 깨졌다.

그는 4세 때 피아노를 시작해 10세 때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영 아티스트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 쿠르트 마주어 지휘로 협연하며 국제 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세계적인 음악 매니지먼트 회사 IMG와 계약해 IMG 소속 최연소 피아니스트가 되기도 했다.

전형적인 '피아노 신동'으로 살아 왔지만 2008년 IMG와의 계약이 해지되면서 그는 생각이 많아졌다. "연주를 잘 못했기 때문이었을 거예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당시의 경험을 그 자체로 존중하고 내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을 지금은 알죠."

뮤직비디오에서 그는 화면 밖으로 나가려 하다가도 결국 중심으로 되돌아오는 모습을 춤으로 표현한다. 무용, 패션 등 다른 장르와의 협업에 관심이 많지만 늘 클래식음악 연주자로서 본분을 생각하는 그의 삶과 닮은 꼴이다. 특히 그는 "인류 진화를 이끌어야 할 현세대"로서 예술가인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사회와 좀 더 소통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한 마디로 정의 내리기 어려운 클래식음악을 대중이 어렵게 느끼는 것은 당연해요. 하지만 음악은 마치 웃음처럼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이기 때문에 음악가의 역할이 중요하죠. 예술가가 작품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 전한다면 어렵다는 현대음악도 쉽게 전달될 수 있어요."

그래서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춤과 영상으로 먼저 알린 이번 연주회에 대한 기대가 크다. 2년 전 첫 독주회가 IMG와의 결별 이후 세상에 실력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준비한 무대였다면 이번에는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 있을 것 같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21번 '발트슈타인', 브람스의 '인터메조', 슈만의 '어린이 정경' 등을 들려준다.

그는 꿈을 묻는 질문에 "많은 이들이 음악가의 삶에서 인간적 면모를 따로 떼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며 "나에게는 카네기홀 무대에 서는 것보다 어떤 사람이 되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음악가로서 입지를 굳히고 난 후에는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헌신하고 싶어요. 요즘은 탈북 난민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공연은 12월 28일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30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 새해 1월 12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1월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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