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시립대 반값등록금 임충민씨“아르바이트 줄이고 공부 시간 늘려 과수석”
“부모님으로부터 ‘효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울시립대에 다니기 때문이죠. 등록금이 절반 줄면서, 아르바이트 부담도 그만큼 줄어 공부에 전념할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지난해말 군에서 제대해 올해 2월 서울시립대 통계학과에 복학한 임충만(21)씨가 효자 소리를 듣게 된 것은 반값등록금 때문이다. 09학번인 임씨가 1학년때 낸 등록금은 연간 478만원. 그러나 2년간의 군 복무를 마치고 복학한 올해 임씨의 등록금은 지난해 절반인 240만원이었다. 그나마 올해 1학기엔 과 수석을 차지하면서 성적 우수 장학금까지 받게 돼 2학기 등록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
임씨는 올해부터 시행된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에 대해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게 돼 너무 감사한 일”이라며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반값등록금은 임씨에게 생활비를 벌기 위한 아르바이트 부담을 줄여준 대신 공부할 시간을 늘려줬다. 임씨는 “1학년(2009년) 때 아르바이트를 주 3~4일 해야했지만 등록금이 절반이 된 지금은 주당 1~2일만 하면 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값등록금 시행 이전인 2009년만 해도 임씨는 카페 서빙, 학원 및 과외 교습, 사무보조 등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렇게 해서 학기중에는 월 80만원, 아르바이트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었던 방학때는 월 100만원씩 벌어 등록금과 생활비에 보탰다.
반면 올해 임씨는 학교에서 교직원 사무보조(근로장학금)와 과외 교습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다. 임씨는 여기서 번 돈(월 50만원)으로 하숙비(45만원)를 포함한 월 90만원 대의 생활비 일부를 충당한다.
아르바이트를 줄인 대신 하루 일과 중 학과 공부와 취업 준비 시간의 비중을 높였다. 금융권 취업이 목표인 임씨는 “취업에 필수인 금융3종 자격증(펀드투자상담사, 증권투자상담사, 파생투자 상담사)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영어 공부와 학과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1학기 임씨의 성적은 4.5점 만점에 4.31점으로 과내 최우수였다.
임씨는 저소득층 고교생의 공부를 돕는 자원봉사도 하고 있다.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반값등록금 혜택을 받고 있어 조금이라도 고마움을 되갚고 싶었다”는 것이 그가 봉사에 참여하는 이유다. 서울시의 ‘동행(동생행복) 프로젝트’중 대학생 봉사단에 참여하고 있는 그는 현재 서울 염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반값등록금으로 학교 분위기도 달라졌다는 것이 임씨의 평가다.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입학한 올해 1학년들은 우수한 학생이 많아 수준이 높아졌다. 때문에 교수님들도 덩달아 열심히 가르친다는 이야기가 학생들 사이에서 돈다”고 전했다.
“사립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은 5분의1 정도에 불과한 우리 학교 등록금을 너무 부러워한다”는 임씨는 “모든 대학의 등록금을 갑자기 절반으로 낮출 순 없겠지만 순차적으로라도 계속 낮추려는 노력을 해 학생이 공부만 할 수 있는 환경을 국가에서 마련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