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의 해 2012년, 국내에 뜬 별 중 으뜸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일 것이다. 대선에서 51.6%의 지지로 국내 최초의 ‘여성 대통령’, ‘과반수 득표 대통령’ 등 수많은 수식어를 달게됐지만,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했던 48%의 유권자들을 껴안아야 하는 과제도 동시에 안게 됐다.
대중문화계에선 가수 싸이를 빼놓을 수 없다. 인터넷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조회수 10억 건을 돌파하며 명실상부한 ‘월드 스타’로 떠올랐다. 2005년 유튜브 개설 이후 10억뷰 돌파는 처음 이다. 한국 가수로는 최초로 미국 빌보드의 메인 차트에서 7주 연속 2위를 기록했으며, ‘디지털 송’ 부문에선 6주 연속 1위라는 업적을 남겼다. 영화계에선 김기덕 감독이 영화 ‘피에타’로 제6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감독에 올랐다. 그의 수상은 저예산 영화 연출, 대기업 스크린 독과점에 항의하는 등 국내 평단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던 ‘비주류의 반란’으로 꼽힐 만큼 큰 성과였다. 방송가에선 ‘해를 품은 달’의 배우 김수현과 ‘착한 남자’의 송중기가 단연 돋보였다.
스포츠계는 런던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선수가 주목도 1위였다.세계에서 유일하게 무릎을 편 채로 1,080도로 회전하는 이른바 ‘양1’ 기술을 선보인 주인공이다. 첫 올림픽 출전에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5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국민여동생’ 손연재 선수도 ‘올림픽 스타’로 이름을 올렸다. 산업계는 스마트폰의 해였다. 출시 70여 일만에 2,000만 명이 다운로드를 받는 기록을 세운‘애니팡’ 열풍은 개발자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를 스타로 만들었다. 올해 가입자가 7,000만 명을 돌파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의 김범수 이사회 의장도 주목 받았다.
해외에선 새로운 지도자들의 등장이 이어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했고, 중국도 시진핑이 공산당 총서기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으로 공식 등극했다. 이집트도 처음으로 치러진 민주선거에서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 후보가 64%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여성들의 용기도 박수를 받았다. 11세 때인 2009년 BBC방송에 파키스탄 탈레반의 잔혹행위를 폭로하며 여성의 인권 상황을 고발했던 10대 여성인권가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최근 보브 래이 캐나다 자유당 총재 권한대행에 의해 2013년 노벨평화상 후보로까지 추천됐다. 러시아의 여성 펑크록 그룹 푸시 라이엇도 ‘뜬 별’이다. 2월 크렘린궁 인근의 정교회 사원 제단에 올라 장기 집권에 도전한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대선 후보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공연을 펼쳤다. 멤버 5명 중 2명은 복역 중이고, 팝스타 마돈나 등 유명인사들과 팬들은 이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내기도 했다.
강은영기자 kis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