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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라이트 박철우 "우승이 더 필요해… 뒷벽 꽉 채워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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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라이트 박철우 "우승이 더 필요해… 뒷벽 꽉 채워야죠"

입력
2012.12.2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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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명가' 삼성화재에서 가장 많은 욕을 먹는다. 장인이 삼성화재 감독이지만 두둔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경기를 못하면 더 큰 호통으로 돌아온다. 삼성화재 라이트 박철우(27)의 '슬픈 자화상'이다. 하지만 박철우는 이런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철우는 지난 6일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프로 통산 3,000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고도 고개를 떨궈야 했다. V리그 통산 3번째 대기록이지만 부진한 경기력 탓에 오히려 풀이 죽었다. 주위의 비난에도 박철우는 성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지난 20일 용인 삼성생명 휴먼센터에서 만난 박철우는 '강심장' 트레이닝법에 열중하고 있었다.

화려함 벗고 힘 빼기 도전

박철우는 김세진의 뒤를 잇는 왼손 라이트로 주목을 받으면서 화려하게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현대캐피탈 시절 폭발적인 강 스파이크를 내리꽂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지금은 '조연'에 머무르고 있다. 박철우는 "단편적으로 보면 포인트도 예전처럼 많이 올리지 못해 기량이 떨어졌다고 평가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블로킹과 디그 등 전체적으로 본다면 지금이 예전보다 낫다"며 살짝 미소 지었다. 특히 대표팀 경기를 할 때면 자신이 성장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한다.

삼성화재의 선두 질주에 기여하고 있지만 장인 신치용 감독은 여전히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낸다. 박철우는 "감독님이 하는 말이 맞다. 제2 동작이 늦고, 커버가 부족하고, 공격 타이밍에서도 문제점을 나타낸다. 질책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다. 최근 신 감독은 박철우에게 '힘을 빼라'고 집중적으로 주문한다. 박철우는 "'몸에 힘을 빼라'고 말씀하신다. 힘이 들어가니 뻣뻣해지고 정확도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부드럽고 편하게 하라'는 주문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5,000득점, 우승 현수막 2개 더

이경수(LIG손해보험)와 가빈 슈미트(전 삼성화재)에 이어 V리그 세 번째로 리그 3,000점을 돌파했지만 조용히 묻혔다. 박철우는 "솔직히 기록은 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의치 않는다. 그래도 팀에서 별도로 축하해주지 않아 서운하긴 했다"고 털어놓았다. 아내 신혜인으로부터 '축하한다'는 문자가 온 게 전부일 정도로 대기록은 초라하게 지나갔다.

박철우도 3,000점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더 큰 목표를 세웠다. "프로에 데뷔하면서 목표했던 게 있다. 은퇴하기 전까지 5,000점 달성이다. 최초 기록이 되면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개인 기록보다 우승에 대한 목표가 최우선이다. 훈련장 벽면에 걸려 있는 우승 현수막을 쳐다보던 박철우는 "2차례 우승을 더 차지해 남은 공간을 채우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1995년 창단 후 14차례 우승(슈퍼리그 포함)을 차지한 삼성화재는 2차례 더 정상에 서면 우승 현수막으로 한쪽 벽면을 도배할 수 있게 된다.

술 친구이자 저승 사자인 장인

박철우는 2011년 9월 신치용 감독의 딸인 신혜인과 결혼했다. 결혼 후에도 신 감독은 여전히 '저승 사자'다. 단 코트에서만 그렇고 경기 외적으로는 많이 편해졌다. 박철우는 "시즌 중 휴식 기간이 조금 길면 맥주를 2~3캔씩 함께 마신다. 비시즌에는 마음 놓고 진하게 먹기도 했다"며 "지난 시즌이 끝나고 소주를 각 3, 4병 정도를 마셨는데 저는 만취했고, 술이 센 장인 어른은 멀쩡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가슴이 아플 때도 있다. 박철우는 "감독님이 안 되는 것을 확실하고 정확히 짚어주기 때문에 가끔 마음의 상처를 입기도 한다. 하지만 선수로서 봐주는 것 없이 가차없이 질책을 해주기 때문에 좋다"고 말했다. 박철우는 지난 6일 대한항공전 이후 의욕도 없고 흥미가 떨어져 위기가 찾아왔다. 흔들리는 박철우를 잡아준 것도 신 감독이다. 박철우는 "감독님이 '강심장을 만드는 심리 훈련'이라는 책을 줬는데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매주 '좋은 구절'을 2, 3개씩 주는데 지금까지 모은 것만 해도 '백과사전' 두께가 된다"며 "정신과 체력, 기술 삼위일체를 이룰 수 있도록 강심장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겠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용인=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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