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2파전이나 3파전 양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새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장을 겸임해 당 진로의 밑그림을 짜는 중책을 맡게 되므로 이 자리를 둘러싸고 계파 간 치열한 세 대결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막상 경선에 뛰어들겠다고 나서는 이들은 많지 않다.
지금까지 자천타천으로 10명 안팎이 후보군으로 거론됐지만 3선의 박기춘 전병헌 의원 등 2명이 직접적인 출마 의사를 피력한 상태이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가까운 박기춘 의원은 "정세균 김한길 등 당 대표나 원내대표를 역임한 메이저급이 나오지 않는다면 반드시 출마할 것"이라며 "예산 문제 등 대여(對與) 관계의 연속성이 중요한 만큼 수석부대표 경력을 앞세워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수도권과 중도층을 대변하고 친노나 비노, 주류나 비주류가 아닌 제3의 인물이어서 완충 역할을 할 수 있다"면서 "원내대표가 되면 비대위원장은 다른 사람을 선임해 달라고 제안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세균계의 전병헌 의원도 출마를 적극 검토 중이다. 전 의원은 "정책과 전략 마인드를 함께 가진 원내대표가 필요하다"며 "총선과 대선 패배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나와 정권 초기 야당의 존재감과 위상을 정립하는 게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전 의원은 정책위의장을 지내면서 야당 정책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성과 등을 앞세워 선거전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중진 의원들은 당의 분열상이 노출되면 안 된다는 이유로 추대 형식의 원내대표 선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4선의 김한길 신계륜 이낙연, 3선의 유인태 의원 등이 거론된다.
한 중진 의원은 "경선 희망자가 있어서 완전한 추대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라며 "경선을 치르되 추대 형식으로 후보를 내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내대표 경선이 후보 난을 겪는 것은 당내 주류와 비주류 할 것 없이 일정한 계파나 세력을 형성한 집단에서 후보를 내지 않기로 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의 경우 대선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요구를 받는 상황이어서 일찌감치 후보를 내지 않기로 입장을 정했다. 비주류 쇄신파 의원들로 구성된 쇄신논의모임도 분열로 비칠 수 있다는 이유로 후보 배출에 부정적이다.
민주당은 26일 국회에서 당 선관위 회의를 열어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결정한다. 26일부터 이틀 동안 입후보 신청을 받은 뒤 28일쯤 원내대표를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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