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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의 길] <6>마림바 주자 한문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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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의 길] <6>마림바 주자 한문경

입력
2012.12.25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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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한국예술종합학교 크누아홀에서 열렸던 제 1회 서울국제타악기페스티벌에서 마림바 주자 한문경(25)은 분주히 뛰어다녔다. 마스터클래스 강사로 등장했으면 제격일 법한 자리였으나 그는 변신을 시도했다. 사진 작가로, 통역사로 분주했고 즐거웠다. "특별 봉사의 자리였죠." 물론 그의 특별 연주회가 빠질 리 없었다. 사람을 유쾌하게 하는 특별한 재주는 전문 연주자로서의 그에게 주어진 큰 복이다.

타악기는 현대성의 징표다. 바르톡의 '현과 타악기와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은 작곡된 지 76년이나 지났어도 전혀 세월에 마모되지 않고 살아 있는 현대성으로 기능하고 있다. 그 중심에 타악기가 있다. 선구적 현대음악 타악기 주자로서 한문경은 무대에서, 음반에서 그 사실을 종횡무진으로 알려왔다.

2006년. 국악의 피리 주자 강효선과 함께 만든 음반 'Juxtaposition'에서 그는 역시 새 모습으로 나타났다. 오디오가이에서 발매된 그 음반에는 동서와 고금의 음악 어법들이 나란히 존재해 있다. "신선한 시도였지만 워낙 상이한 곡들이 한 데 있다 보니, 반응도 천차만별이었어요."서양 마림바 주자로 알려진 그가 이번에는 국악의 타악 장단까지 마림바로 재현한 것이다.

파리국립음악원을 거쳐 줄리어드음악원 타악기과에 재학중이다. "파리서 3년 동안 마림바만 했더니 다른 타악기도 해 보고 싶었어요." 오케스트라에 쓰이는 일체의 타악기는 물론 현대 음악 앙상블에서 갈수록 수요가 늘어가는 각종 타악기들을 연구ㆍ연주한다.

그에게서 최고의 클래식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으레 지닌 고정 관념은 떠오르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깬다. "새 소리에 목 말라 있는 작곡가들에게 타악은 가능성, 그 자체거든요." 그 같은 요구에 답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용접기, 펜치를 서슴없이 든다. "(새 타악기가)필요하면 만들어 내죠. "

3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할 강석희의 '마림바협주곡'은 2년 전 초연했던 것이다. 당시와 똑같이 할 리가 없다. 이번에는 여성 타악 주자 김은혜와의 협연으로 펼치는 듀엣곡으로 변한다. 두 사람이 풀어낼 정교한 타악과 더불어, 화려하고도 기민한 영상과의 유희는 이번 연주회를 돋보이게 한다.

한양대영상연구소 Nimble Works에서 제작한 컴퓨터 영상에 맞춰 연주할 임종우 작곡과 교수의 'Moving Color'가 그것. "연구소 스태프와 임 교수가 실시간 조작해 낸 영상과 협연하는, 흔치 않은 음악회예요." TIMF앙상블과 연구소가 펼쳐 오고 있는 기획 무대 '사통팔달'에서 맺어진 인연이 낳은 이 세계 초연곡도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한문경식의 암시다.

장병욱선임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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