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장기화하는 미국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무기명 선불카드(기프트 카드)가 가장 인기있는 성탄절 선물로 떠올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4일 보도했다. FT는 현금을 선물로 주는 일은 과거에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선택이었으나 이제 선물의 상징성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풍조가 퍼지면서 기프트 카드에 대한 선호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소매업연합회가 성탄절 선물과 관련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기프트 카드를 선물로 받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11월과 12월 판매된 기프트 카드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410억달러보다 늘어난 430억달러로 집계됐다. 또 전자지불 결제업체인 퍼스트데이터의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49%가 50달러 상당의 선물보다는 액면가 25달러짜리 기프트 카드를 더 선호한다고 대답했다.
미국 가계소득 증가가 정체되면서 선물을 사라고 준 기프트 카드를 생활필수품을 구입하는데 이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기프트 카드가 우유 빵 냉동식품 등을 사는데도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기프트 카드 업체인 플라스틱 정글의 브루스 바워 이사는 "경기가 나빠지면 쓸 수 없는 선물을 받는 것을 꺼리기 마련"이라며 "기프트 카드는 받은 선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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