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이 최근 시민들의 숙원 하나를 풀었다. 민간병원으로는 전국에서 두번째로 총 2,100억원이 들어간 '지역 암센터'를 준공한 것이다. 암센터 준공을 계기로 병원 규모를 1,000병상 이상으로 키워 그 간 수도권과의 의료격차로 위축됐던 시민들에게 자부심까지 갖게 했다. 조홍래(55) 울산대병원장을 만나 암센터 운영방향과 병원의 미래 등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 암센터 준공으로 전환기를 맞았다
"이제 울산에서도 수도권 대형병원에 버금가는 시설과 장비로 암과 중증질환에 대한 충분한 치료가 가능해졌습니다. 원정진료에 따른 환자와 보호자들의 시간ㆍ경제적 불편을 해소하고 타 지역 의료보다 앞선 혜택을 받게 될 것입니다."
-'지역 암센터' 의 역할과 운영시기 등 향후 일정은
"지역 암센터는 암의 발생과 예방, 진단, 진료 등을 통합 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가 예산을 지원한 거점센터입니다. 향후 체계적인 암 관리사업을 통해 울산 및 영남권 주민들을 위해 암 치료 전문성을 한 단계 높일 계획입니다. 울산에서는 처음으로 말기암 환자 및 가족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호스피스완화 의료사업도 수행할 것 입니다. 신축 암센터는 각종 첨단장비 시험가동을 거쳐 내년 1월 말부터 운영을 개시합니다. 구관 리모델링은 2014년 6월까지 18개월간 진행되며, 더불어 장례식장도 9개월간 공사를 통해 더 훌륭한 시설로 바꿀 계획입니다."
-울산대 암센터의 특장을 소개한다면
"집도의뿐 아니라 진단, 약물치료, 마취, 수술 후 관리, 방사선치료 등 암 종별 전문치료팀의 유기적 협력을 통해 치료성적을 높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암센터 지정 이전에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환자 사망률이 낮은 병원'으로 부산ㆍ울산ㆍ경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전국 16개 병원에 포함됐습니다."
-장기이식 부문에서 괄목할 성과를 보여왔는데
"1997년 울산 최초로 신장이식을 시작한 이래 2007년 지방병원 최초로 간-신장 동시이식을 성공시키는 등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습니다. 고난이도인 간이식 분야는 수술 사망률이 0%로 전국 최고 수준이며, 올 9월엔 국내 최초로 이식한 신장을 재이식하는데 성공, 주목을 받기도 했습니다. 백혈병환자 골수이식에서도 지난해 부ㆍ울ㆍ경 지역에서 가장 많은 횟수(30여회)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신축 암센터는 무균병동을 갖춰 면역력이 약한 혈액암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하게 조혈모세포를 이식할 수 있게 됐습니다."
-최근 '24시간 소아응급실'사업기관으로도 선정됐는데
"이것도 부ㆍ울ㆍ경 최초입니다. 소아 친화적 환경에서 전문의 진료를 통해 치료효과를 높이고, 중증도 분류에 따른 빠른 진료로 응급실 체류시간을 단축시킬 계획입니다. 소아환자의 불안감 완화는 물론 기존 성인 응급실의 과밀화 해소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향후 발전 비전은
"공립 의료기관이 없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공공 의료기능을 한층 강화할 것입니다. 권역외상센터나 심혈관센터 등 각종 국책사업 유치를 위해서도 노력할 것입니다. 지역실정에 맞는 질병예방 활동과 우수 의료인력 양성, 특히 지역 바이오의료산업 육성을 위해 지역대학, 기관, 기업 등과 활발히 교류하겠습니다."
◆조홍래 병원장은 누구 서울 출신으로 신일고와 서울대 의대를 나온 이식ㆍ혈관외과 전문의다. 서울대병원과 한림대를 거쳐 미국 에모리대 연구원을 지냈다. 1997년 외과과장으로 울산대병원과 인연을 맺은 뒤 교육연구부장, 기획실장을 거쳐 지난해 1월부터 병원장을 맡았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신장이식 후 부작용 원인을 규명한 논문을 세계적 학술지에 발표, 주목을 받았다.
목상균기자 sgm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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