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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째 굴러온 루키 최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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넝쿨째 굴러온 루키 최부경

입력
2012.12.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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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SK가 성적표 맨 윗자리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지난 네 시즌 동안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탓에 '모래알 조직력'이라는 오명을 쓴 팀 같지 않다. 이는 신인 빅맨 최부경(23ㆍ200㎝)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다.

최부경은 24일 "사실 지난 시즌 팀 성적이 안 좋아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개막전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난 다음 계속 상승세를 탔다"며 "팀이 최고 자리까지 올라와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다.

SK는 그 동안 전투적인 마인드를 갖춘 선수가 없었다. 리바운드와 궂은 일은 뒤로한 채 화려한 플레이만 지향했다. 개인 기록은 뛰어났지만 팀 성적과 거리가 있었다. 이런 점에서 최부경은 SK의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주고 있다.

최부경은 "신인이기 때문에 욕심을 내기보다 감독님과 코치님 주문에 따라 내 역할을 소화하고 있을 뿐"이라며 "스스로 생각할 때 부진한 경기가 분명 있는데 주위에서 잘 했다고 칭찬해주니 내가 잘하고 있는 건지 아직도 긴가민가하다"고 멋쩍어했다. 그는 24일 현재 23경기에서 평균 30분11초를 뛰며 9.2득점과 6.4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최부경은 자신을 낮췄지만 문경은 SK 감독과 팀 동료들은 '넝쿨째 굴러온 복덩이'가 기특하기만 하다. 문 감독은 "공 없는 상태에서의 움직임과 힘이 좋아 미스 매치가 발생하더라도 외국인 선수를 잘 막는다"면서 "(최)부경이의 존재로 센터 없이 네 명의 포워드를 동시에 투입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어 "기록 상에 나타나는 수치로 판단할 수 없는 팀 공헌도가 있다"며 "신인왕을 받지 못한다면 내가 옷을 벗겠다"고 자신했다.

최부경은 지난해 열린 1차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1순위 지명권을 가진 모비스가 가드 김시래를 뽑아 2순위로 밀렸지만 팀 내 입지나 존재감은 신인왕 0순위다. 또 올스타 팬 투표에서도 매직팀 센터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최부경은 "신인왕 얘기가 나올 때 물론 기분은 좋지만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며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도 마음을 비우고 한 덕분이다. 개인 기록보다 팀 성적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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