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18대 대선에서 야권 패배와 관련해 "정권교체를 위해 단일화만 하면 된다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쓴 소리를 했다.
손 고문은 지난 22일 용산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싱크탱크 격인 동아시아미래재단 송년회 축사에서 "국민은 맹목적인 정권 교체와 야권 단일화를 원한 것이 아니라 일자리 걱정 없고 아이들을 낳고 기를 수 있는 좋은 나라를 만들어 줄 대통령을 원한 것이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손 고문은 이어 "(야권이) 시대정신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국민의 눈높이에 우리를 맞추겠다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자신들의 눈높이에 국민을 끼워 맞추려 했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손 고문은 '새 정치 공동선언'에 대해서도 "대선 기간 중 새 정치 구호는 난무했지만 기껏 국회의원 정수 줄이기나 의원 세비 감축 등 말단 정책만 제시했을 뿐 포퓰리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시대교체도 말했지만 그 내용을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해 새 정치 공동선언도 국민의 무관심과 외면 속에 곧바로 휴지통에 던져졌다"고 지적했다.
손 고문은 "내 자신도 대선 패배의 책임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며 "대선 패배는 민주당을 비롯한 전체 야권, 진보적 정치 세력 전체의 대오각성과 성찰을 준엄히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라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이와 함께 "정권교체도 국민을 위해 추구했듯 이제 그 정신에 따라 박근혜 정부가 잘 해주길 빈다"며 "국민을 위해서라도 박근혜 정부가 성공적인 민생정부가 되길 소원한다"고 당부했다.
내달 중순부터 6개월간 독일에 머무를 예정인 손 고문은 "이 사회가 저를 필요로 하는지, 그렇다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철저히 반성하고 돌아볼 것"이라며 "지위나 공식적인 직함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송태호 동아시아미래재단 대표와 박형규 목사, 이낙연 양승조 조정식 우원식 이춘석 최원식 의원, 정장선 서종표 장세환 최영희 전 의원, 팬클럽 회원 등 700여명이 참석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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