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이 다시 언론에 등장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3일자 2면 머리기사로 장 전 주석이 전날 베이징(北京)시 인민대회당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 시집 에 자작시 '칠률원죽(七律園竹)'을 싣고 서문을 썼다고 전했다. 장 전 주석은 서문에서 "역대 문사와 시인들은 생명력이 강하고 곧은 기질의 대나무를 통해 세상의 이치를 밝히는 경구를 지었다"며 "이 시집은 중국 대나무 문화의 정수를 응결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총서기를 중심으로 하는 새 지도부가 출범한 뒤 장 전 주석의 동정이 보도된 것은 처음이다. 당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이 총서기 자리와 함께 중앙군사위 주석직까지 내놓으며 완전 은퇴하자 일각에선 보수파를 대표하는 장 전 주석의 막후 정치도 상당한 제한을 받을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공산당 중앙조직부의 전 간부들이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에 대한 정치적 제재를 풀고 2010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반체제 인사 류샤오보(劉曉波)를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문 매체 보쉰(博訊)이 22일 보도했다. 보쉰은 당 원로인 런샤오빈(任小彬)과 추이우녠(崔武年)이 이 같은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고 전했다. 기고는 시 총서기 체제 출범 이후 개혁에 대한 인민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지난 30년간 축적된 모순을 해결하는 대표적 방안으로 자오 전 총서기의 해금과 류사오보의 석방을 들었다. 자오 전 서기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건 당시 시위에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이유로 실각한 후 가택연금 상태에서 2005년 사망, 정치 개혁과 민주화의 상징적 인물로 여겨진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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