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마리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호두까기 인형이 왕자로 변신해 쥐의 대군을 물리치고 늠름한 왕자가 돼 과자의 나라로 안내한다는 환상적인 이야기 '호두까기 인형'.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세계 각국 무대에 오를 정도로 말이 필요 없는 대작이다.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 속의 공주' 등과 함께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중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EBS는 24일 오후 6시 50분 독일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이 공연하는 '호두까기 인형'을 방송한다.
드레스덴 젬퍼오퍼 발레단의 아론 왓킨과 제이슨 비치는 1892년 '호두까기 인형'을 발레로 구성한 마리우스 프티파의 안무를 새롭게 해석해 고전 발레의 문법을 적극 활용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살렸다. 무대장치는 드레스덴의 츠빙거 궁전과 슈트리첼 마르크트(크리스마스에만 열리는 역사 600년의 드레스덴 전통시장)에서 영감을 받았다. 로베르타 구이디 디 바노의 화려하면서도 우아한 의상은 환상적인 분위기를 북돋는다.
공연의 전개방식도 다소 특이하다. 대다수 '호두까기 인형'은 1막에 등장하는 어린이 역들을 성인 무용수들이 맡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팔루카 국립무용학교의 청소년들이 어린이 역을 맡는다. 주인공 마리 역도 리디아 얀이 맡다가 꿈 속 장면이 시작되면 성인 발레리나 안나 메르쿨로바가 이어받는다. 왕자 역은 이슈트반 시몬, 사탕요정 부부 역은 다케시마 유미코와 이리 부베니체크가 연기한다.
이 프로그램은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는 무용수들의 불꽃놀이를 보는 것 같다'는 호평을 받은 공연으로, 벨로 펜이 지휘하는 드레스덴국립관현악단의 음악도 작품의 긴장감과 아름다움을 잘 살려준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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