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후인 2017년 실시되는 19대 대선에서 50대 이상(그레이·gray 세대) 유권자는 18대 대선 때보다 240만명 정도 더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됐다. 50대 이상 유권자는 이번 18대 대선에서 총 1,620만9,080명으로, 10년 전인 16대 대선(2002년)에 비해 596만여명이 증가했다. 이들은 어느 세대보다도 높은 투표율을 보이면서 선거 승부의 키를 쥔 세대로 급부상했다. 50대 이상 유권자가 19대 대선에서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문가들은 "세대별 유권자 구성이 달라지면서 선거의 이념 지형 변화도 불가피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인구는 총 5,097만6,519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50대는 829만2,169명, 60대 이상은 1,029만8,781명이다. 50대 이상 유권자는 1,859만 950명으로 이번 대선의 50대 이상 유권자에 비해 238만여명이 증가하게 된다. 19대 대선에서는 50대 이상 유권자가 총 유권자의 45.1%에 이른다. 이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02년 대선에서 2030세대가 총 유권자의 48.3%에 달했던 것을 연상케 한다. 이에 따라 여야 정치권은 50대 이상의 고령층 유권자를 겨냥한 노선과 정책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대선에서 투표소에 결집한 50대와 5년 후 50대에 편입될 45~49세 유권자는 한국전쟁 이후 태어난 세대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보수화하는 것은 일반적인 경향이지만 이번 대선에서 50대 유권자들은 한국전쟁을 경험했던 10년 전의 5060세대처럼 무조건적 보수보다는 합리적 중도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이들은 안정 속의 변화와 실현 가능한 정책, 높은 삶의 질을 선호하는 한편 가정과 국가의 가치를 중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특히 이들은 자녀들의 대학 교육, 취업과 자신들의 노후 대비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에 개혁을 바라더라도 예측 가능한 정치를 추구한다. 때문에 향후 집권을 노리는 여야 정당은 합리적 중도 성향의 50대를 공략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정희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권이 과거에는 유권자를 보수ㆍ진보로 나눠 이념적 결집을 노렸다면 앞으로는 선거 지형의 변화를 인식하고 세대별 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경쟁해야 한다"며 "특히 50대 이상 유권자의 특성을 잘 연구해 보다 정교하고 실현 가능한 정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회경기자 herm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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