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됐다 지난달 복직한 한진중공업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21일 부산 영도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30분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한진중공업지회 조직차장 최모(34)씨가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4층 노조 사무실내 높이 1.8m의 비상용 완강기에 스카프로 목을 맨 채 쓰러져있는 것을 노조원들이 발견해 신고했다. 최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오전 9시41분 숨졌다.
최씨의 주머니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생활고로 힘들다. 민주노조 사수하자'는 내용이 담긴 2장의 유서가 발견됐다. 휴대폰에는 '가진 자들의 횡포에 졌다. 158억원 손해배상소송 철회하라. 돈이 전부인 세상, 없어서 더 힘들다'는 등의 글이 저장돼 있었다. 최씨는 부인(32)과 7세, 5세 두 아들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난달초 해고자 92명과 함께 복직했으나 회사에 일거리가 없어 휴업 발령을 받은 상태였으며, 지난 6월7일부터 198일째 천막농성을 벌여왔다.
한진중공업 노조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회사는 복직자 출근 이틀 만에 무기한 휴업 발령을 냈으며 여전히 금속노조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을 취하하지 않고 있다"며 "최씨는 회사가 노조 사무실을 공장 밖으로 옮기지 않으면 강제 폐쇄하겠다고 하는 등 탄압을 일삼자 절망감과 생활고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주장했다.
한진중공업 측은 이에 대해 "직원이 목숨을 잃은 것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며 "유족의 뜻에 따라 장례절차 등 제반 사항을 논의하고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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