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해 ‘생식기’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가 자신을 규탄하는 학생회를 비판하도록 유도한 과제를 내준 사실이 알려져 또 논란에 휩싸였다.
21일 연세대 총학생회와 총여학생회 등에 따르면 황 교수는 지난 달 12일 자신의 ‘낙관주의 심리학’ 수업에서 텍스트의 정확한 분석과 이해를 강조하며 ‘생식기’ 논란이 불거진 방송 녹취록과 총여학생회가 자신에게 보낸 규탄서를 자료로 내놓고, ‘총여학생회가 규탄서에서 언급한 내용을 황 교수가 발언했는가’, ‘총여학생회가 규탄서를 작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등 5가지 질문에 답하는 과제를 냈다. 이는 지난 11일 한 수강생의 제보로 알려졌다.
총학생회 총여학생회 등은 18일 학내 중앙도서관에 붙인 대자보에서 “황 교수가 과제를 통해 학생회의 문제제기를 비판하도록 유도했다”며 “과제의 답이 공개되고, 수업 성적의 45%가 과제로 결정되는 상황에서 이런 과제는 성적평가자인 교수의 특정 입장을 학생에게 강요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황 교수가 수업의 상당시간을 자신을 변호하는데 쓰고,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언급을 일삼았다”며 “학생들의 수업권과 교육권을 침해한 데 대해 공개 사죄하고, 학교는 황 교수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라”고 촉구했다.
황 교수는 “총여학생회는 학생들이 오해하도록 짜맞춘 규탄서를 보내왔다”며 “수강생들이 사실관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판단해 과제로 내놨다”고 해명했다. 그는 “학생이 제출한 과제물을 수업시간에 언급만 했을 뿐 실제 읽어보지도, 성적에 반영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10월 31일 한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에 출연, ‘여성 대통령론’에 대해 “여성은 결혼하고 애를 낳고 키우면서 여성성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박 후보는 “생식기만 여성이지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은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총여학생회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나 결혼했지만 출산하지 않은 여성까지도 ‘생식기만 여자’라며 비난했다. 시대착오적 발언”이라는 규탄서를 작성했었다.
박민식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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