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전성시대를 실감케 하는 현상 중 하나는 인기작의 경우 표가 무서운 속도로 팔려나간다는 점이다. 올해를 넘기기 전에, 또는 새해 맞이로 뮤지컬을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연말 대작으로 12월 7일 개막한 '오페라의 유령'은 이미 새해 1월 공연이 매진됐고, 2월 공연 표도 절반 가량 팔렸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최고 흥행작인 '위키드'의 기록을 갈아치울 태세다.
연말은 뮤지컬 시장의 대목이라 관객이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워낙 성수기라 할인도 거의 없는 12월 대신 새해 1월 이후 공연을 챙겨볼 만 하다.
연말 연초 국내 무대의 뮤지컬은 약 150편. 그중 대형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 외에 '레미제라블'과 '아이다'가 있다. 11월 용인에서 시작해 대구, 부산을 거쳐 새해 4월 서울로 오는'레미제라블'은 때맞춰 휴 잭맨이 주연한 동명 뮤지컬 영화가 개봉돼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명작이다. 현재 새해 2월에 시작하는 부산 공연 표를 팔고 있다. 팝의 거장 엘튼 존이 작곡에 참여한'아이다'도 화려한 무대와 근사한 음악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새해 첫 대작으로 1월에 개막하는 '레베카'는 히치콕 감독의 동명 영화로 잘 알려진 스릴러물. 라이선스 한국 초연을 앞두고 1월분 표가 절반 이상 나갔다.
800석 정도의 중극장 작품 중 흥행 선두는 '황태자 루돌프'다.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다. 신나는 뮤지컬로는 '락 오브 에이지'와'그리스'가 있다. 쉬지 않고 흘러 나오는 록의 명곡과 뜨거운 춤에 무대가 흥겹다.
창작 뮤지컬로는 '빨래' '오! 당신이 잠든 사이' 등 롱런 중인 히트작과 나란히 잘 만들어진 신작 2편이 선을 보이고 있다. 1980~90년대 작곡가 오태호의 히트곡으로 엮은 '내 사랑 내 곁에'는 1월 20일까지, 청소년소설을 무대화한 '완득이' 는 3월 23일까지 공연한다. 새해 첫 창작 뮤지컬은 2월 19일 시작하는 '살짜기 옵서예'다. 한국 창작 뮤지컬의 효시로 1966년 초연된 작품에 3D매핑과 홀로그램 등 첨단 영상기술을 입혀 현대적인 무대를 예고하고 있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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