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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2월 22일] 진보의 자기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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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이야기/12월 22일] 진보의 자기혁명

입력
2012.12.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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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끝났다. 유례없는 양자 대결 구도가 펼쳐진 이번 대선에서는 지지하는 후보가 다른 양쪽 진영이 첨예하게 갈렸다. 결과는 진보 진영의 패배. 승리한 쪽은 환호했고 패배한 쪽에서는 탄식과 울분이 흘러나왔다.

물론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 앞에서 원망도 있고 분노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반성이 먼저여야 하겠다. 뼈를 깎는 성찰이 먼저여야 하겠다. 이민을 가겠다든지 하는 지나친 감정적 대응은 자제를 하는 게 좋겠다. 삶은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다시 이어지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나는 진보 진영이 좀더 유연한 진정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남좌파로 상징되는 위선과 위악을 이제 모두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적 세련됨을 내포하는 패션으로서의 진보가 아니라, 밖으로 보여지는 포즈로서의 생태주의가 아니라, 먼저 자기모순과 처절하게 뒹구는 저 니체적인 진보주의자들을 보고 싶은 것이다.

자기모순을 눈이 시리도록 들여다볼 때, 타자의 모순과 사회의 모순까지 제대로 보이는 것 아니겠는가. 승리한 저쪽 진영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이쪽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그래도 이쪽에 희망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제발, 미움의 교조를 허물고 자기혁명부터 하자. 자기 삶에서 키워온 비겁부터 쫓아내자. 오늘부터라도 당장, 추운 행상에서 파는 과일 값을 깎지 말고, 버스나 지하철의 노약자석을 염탐하지 말자.

김도언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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