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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춤·알몸… '투표율 공약' 다 지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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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춤·알몸… '투표율 공약' 다 지킬까

입력
2012.12.2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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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 영하의 추운 날씨에 옷깃을 여민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18대 대선 투표율이 77%를 넘을 경우 전국 주요 도시를 돌며 자신에게 포옹을 청해오는 시민들을 안아주는 프리 허그를 하겠다"던 공약을 지키겠다는 표창원(46) 경찰대 교수를 만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이었다. 2시간 넘게 시민들과 포옹과 악수를 나눈 표 교수는 "어색하고 부끄럽다"면서 "목표 투표율에 미치지 못했지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시민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 투표율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75.8%을 기록하면서 갖가지 '투표율 공약'을 내걸었던 정치인, 연예인, 학자 등 많은 유명인들이 쑥스러운 약속을 이행할 처지에 놓였다. 투표율이 높으면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던 야당 지지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사실 중앙선관위원회도 70% 안팎의 투표율을 예상했고 대선 사상 가장 추운 날씨를 보여 이 공약이 실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제시된 공약들 중 상당수가 알몸을 보이겠다거나 출판한 책을 모두 공짜로 제공하겠다는 식의 황당하거나 민망한 내용이라는 점도 이를 잘 보여준다. 그래도 약속은 약속.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낙선에도 불구하고 이행을 거듭 다짐했다.

"투표율이 72%를 넘으면 내년 1월 20일 평창 눈꽃축제기간에 열리는 '알몸 마라톤'에 출전하겠다"고 약속했던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이날 약속 이행 의사를 다시 확인했다. 최 지사 측 관계자는 "공약은 소중한 주권을 포기하지 말아달라는 뜻이었기 때문에 돌발상황이 없는 한 꼭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투표율 72%"를 내걸고 '고양이 퍼포먼스'를 제시했던 최성 고양시장도 이날 "22일 고양에서 열리는 고양시 유기동물 입양캠페인 행사 때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표율이 75%를 넘으면 대학로 한복판에서 알몸으로 말춤을 추겠다"던 연극배우 라리사도 20일 오후 동료들과 함께 서울 혜화동 대학로 한 공연장에서 '알몸 말춤'을 췄다. "투표율 70%를 넘기면 70쌍 커플에게 결혼식 축가를 무료로 불러주겠다"고 공언한 개그맨 박성광씨는 이번 주말 경북 영주에서 열리는 신모씨 결혼식에서 첫 번째 축가를 부를 예정이다.

"투표율이 77%를 넘으면 명동에서 말춤을 추겠다"고 밝힌 문재인 후보를 따라 '투표율 77%'공약을 내걸었단 상당수 인사들은 섭섭하면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시청 앞 서울광장 스케이트장에서 노래를 부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손효숙기자 s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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