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미국프로농구(NBA) 정규시즌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 팀은 동부의 마이애미 히트, 서부의 LA 레이커스였다. '디펜딩 챔피언' 마이애미는 르브론 제임스(28ㆍ203㎝), 드웨인 웨이드(30ㆍ193㎝), 크리스 보쉬(28ㆍ211㎝)로 이어지는 '빅 3'가 건재한 데다 베테랑 3점 슈터 레이 앨런(37ㆍ196㎝)까지 가세해 전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레이커스는 '득점 기계' 코비 브라이언트(36ㆍ198㎝)에 NBA 최고 센터로 꼽히는 드와이트 하워드(27ㆍ211㎝), 최고의 포인트 가드 스티브 내쉬(38ㆍ191㎝)가 가세해 빈틈 없는 전력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정작 뚜껑을 열자 판도는 예상과 전혀 다르게 흐르고 있다. 마이애미(16승6패)가 심한 기복을 보이고 레이커스가 5할 승률에도 못 미치는 슬럼프(12승14패)에서 헤매는 반면 지난 시즌 준우승에 머물렀던 오클라호마시티 썬더는 브레이크 없는 열차 같은 무한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의 전력은 지난 시즌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샐러리 캡(연봉총액상한제)의 압박으로 2011~12시즌 '식스맨'상을 받은 제임스 하든을 휴스턴 로키츠로 떠나 보냈기 때문이다.
오클라호마시티는 개막전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패배(84-86)하고 정규시즌 세 번째 경기에서도 애틀랜타 호크스에 94-105로 무너지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내 페이스를 회복했고 지난달 말부터 파죽의 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오클라호마시티는 20일(한국시간) 필립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13 NBA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케빈 듀런트(206㎝)와 러셀 웨스트브룩(이상 24ㆍ191㎝)의 '원투 펀치'를 앞세워 100-92로 승리, 연승 행진을 12경기로 늘렸다. 시애틀 슈퍼소닉스 시절이던 1995~96 시즌 14연승 이후 팀 최장 연승 기록이다.
듀런트는 올 시즌 최다인 41점을 쏟아 부으며 리바운드도 13개를 걷어냈고 웨스트브룩은 27점에 어시스트 11개를 보탰다.
기선 제압은 웨스트브룩이 책임졌다. 전반에만 21점을 몰아 넣은 그는 2쿼터에만 12점을 터트렸고 오클라호마시티는 55-41로 크게 앞선 채 전반을 마쳤다. 후반에는 듀런트가 대폭발했다. 후반전에만 28점을 몰아쳤고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 된 4쿼터에는 3점 슛 두 방을 포함, 18점을 작렬하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적장 래리 드루 애틀랜타 감독조차 경기 후 "더블 팀과 존 디펜스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했지만 듀런트는 계속 득점을 올렸다. 그가 달아올랐을 때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이날 승리로 오클라호마시티는 21승4패를 기록, 8할4푼이라는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했다. NBA 역사상 최강으로 꼽히는 1995~96 시즌 시카고 불스에 필적하는 성적이다. 72승10패로 시즌을 마친 시카고는 1995년 12월 20일에 21승 2패를 기록했었다.
한편 LA 클리퍼스는 샬럿 호네츠를 93-77로 꺾고 11연승을 기록, 창단 후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이뤘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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