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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2월 20일] 전망이 어두울수록 도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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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12월 20일] 전망이 어두울수록 도전이 필요하다

입력
2012.12.19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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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뽑히거나 임기 연장에 성공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수장들이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지만 곳곳에서 터져 나오던 경제위기 경보음까지 덮지는 못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얼마 전 그리스 국가신용등급을 국가 부도에 가까운'선택적 디폴트'(Selective Default)로 강등했고, 경제대국 미국도 경기침체와 재정절벽이라는 위기상황을 맞아 해결책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유럽발 재정위기가 개선됐다는 소식은 아직 없다.

속속 나오는 내년 경제 전망들도 회색 일색이다. 대개 3% 전후의 경제성장률을 내놓고 있지만 세계 경기 침체에 따라 투자와 소비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마디로 새로울 것 없는 분석이다. 긴 터널로 들어갈 것에 대비해 큰 숨을 들이쉬는 등 단단한 준비를 하고 있는 모습도 현장에선 관측된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의심해 봐야 할 점이 있다. '이 어두운 전망이, 이로 이한 우리의 경직이 되레 시장 침체를 조장하지는 않을까?'

경제와 같은 사회과학영역에서는 개별 경제주체의 행위 결과가 그를 둘러싼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조건을 바꿔놓는다. 그렇기 때문에 마음 먹기에 따라서는 스스로 환경을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현실에서 거의 불가능하다. 개별 경제주체들은 각자의 이해와 판단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그 행위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탓이다. 개별 경제주체들은 경제연구소들의 분석이나 시장을 떠도는 소문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다. 그 결과 어떤 정보나 예측이 스스로 원인이 되어 그 예측을 현실화시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어떤 은행에 대한 부도 '루머'가 돌고, 이에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예금을 대규모로 인출하는 뱅크런이 일어난다면 부도 가능성은 그 만큼 높아진다.

내년 경제 전망은 정말 그렇게 어두운가? 이런 예측 자체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아닌가? 세계 경기가 침체된 것은 사실이다. 내년이 온다 해도 대이변이 없는 한 경기활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처럼 비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모두가 상황 악화를 점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건스탠리나 도이체방크 등 세계 주요 투자 은행들은 내년의 세계 경제 성장률을 올해보다 0.2%포인트 상승한 3.2%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와 함께 치솟은 미국의 실업률도 아직 높은 수준이긴 하지만 점차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좋지는 않지만 미미하나마 회복의 기미는 보이고 있는 셈이다.

여기저기서 암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고 그에 따라 모두 투자를 감축해 가계소득 감소, 경기침체의 악순환이 일어난다면 그 어두운 전망을 우리 스스로 현실화시키는 우를 범하게 된다. 어렵더라도 상황을 조금은 긍정적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힘들다고 소비도 투자도 하지 않고 꽁꽁 싸매고 있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지혜로운 소비와 적절한 투자는 미래를 위한 준비다. 하강기에 상승에 대비하지 않으면 활황을 맞아도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없다. 또 불황이라고 모두가 움츠리고 있을 테지만 뒤집어 보면 남들이 팔 때 좋은 물건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것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주기적인 호황과 불황을 경험해 왔다. 이런 변화들은 누구에게는 기회가 되기도 하고 또 다른 이에게는 위협이 되기도 한다.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의 정점에 화장품 업체 '더페이스샵'이 할인점, 면세점 등으로 매장을 확대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2010년에는 전년 동기대비 영업이익 40% 증가라는 성과를 거둔 게 대표적인 예다.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이처럼 위기를 전략적으로 관리하고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기업은 불황에서도 성장하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호황기에도 침몰하게 된다. 경제 환경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조건이다. 다만 누가 이를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그렇기에 전망이 어두울수록 긍정적인 마인드로 도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평구 LG전자 창원경영지원담당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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