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재선거 후보들은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까지 거리 유세로 얼굴 알리기에 총력을 다했다. 문용린 보수 단일 후보는 세종대왕상으로 상징되는 광화문을, 이수호 진보 단일 후보는 젊은 층이 많이 오가는 신촌과 홍익대 부근을 마지막 거리유세 장소로 선택했다.
문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 강동구 길동사거리를 시작으로 송파ㆍ강남ㆍ서초ㆍ금천구 등 한강 이남 지역에서 유세를 벌였다. 오후 3시 30분 세종대왕의 교육정신을 계승한다는 상징성을 부여하며 광화문 세종대왕동상 앞에서 마지막 종합 유세를 펼친 뒤 유세단과 함께 중구 명동으로 나서 끝까지 얼굴 알리기에 주력했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 주로 시장 등에서 유세를 펴온 것과 달리 젊은 세대의 표를 끌기 위해 오후 늦게 마포구 홍익대 부근과 신촌 일대에서 마지막 유세를 펼쳤다. 조연희 이수호 캠프 대변인은 “이 후보의 혁신교육 정책을 알려 ‘어게인 2010’(2010년 진보교육감 당선이 되풀이된다는 뜻)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승희 후보 역시 오전 광화문 일대에서 유세를 벌인 뒤 마지막 유세는 청년들의 왕래가 많은 신촌과 강남역 부근에서 소화했다. 최명복 후보는 현직 서울시 교육의원인 점을 활용, 자신의 지역구인 동작 지역 유세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됨에 따라 치러지는 이번 재선거는 대통령선거와 동시에 진행되면서 관심을 끌었지만 건설적 정책대결보다는 이념적 이전투구가 난무했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선거운동기간 초기에는 교육정책에 대한 토론이 없지 않았지만 갈수록 전교조를 둘러싼 이념 대립, 후보 사퇴 협박 의혹, 고소 고발 등이 잇따랐다. 교육계 관계자는 “서울 교육의 수장을 뽑는 선거가 이렇게 지저분하니, 낯뜨거워서 아이들에게 깨끗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가르칠 수 있겠느냐”고 한탄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정치 선거와 함께 치러지다 보니 정책 선거가 아닌 이념 대립 구도로 점철돼, 교육인들의 축제가 돼야 할 선거가 편가르기의 장이 됐다”고 말했다.
혼탁한 선거와 고비용 문제를 없애기 위해 교육계에서는 교육감 선거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자체장을 선출하는 지방선거 때 교육감 러닝메이트를 지정해 동시에 선택하도록 하는 대안이 거론돼 왔다. 일부에선 차라리 임명제로 되돌아 가자거나, 정책대결에 집중하기 위해 교육 선거와 정치 선거를 분리하자는 안을 주장하기도 한다.
안아람기자 onesh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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