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클래식 음악ㆍ무용계는 거장 지휘자와 연주자의 연이은 내한, 한국 음악가들의 해외 무대 활약 소식 등으로 풍성한 한 해를 보냈다. 하지만 고가 티켓 논란, KBS교향악단의 노사갈등 등 잡음도 많았다. 2012년 클래식ㆍ무용계의 잊지 못할 7일을 되짚어 봤다.
▦2월 13일, 음반 엔지니어 황병준씨 그래미 최고기술상 수상
연초부터 기분 좋은 소식이 들려 왔다. 음반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운드미러 코리아 대표가 미국 작곡가 로버트 알드리지의 오페라 '엘머 갠트리'를 담은 음반(낙소스)으로 제54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클래식 부문 최고 기술상을 받았다. 한국인이 이 부문 그래미상을 받기는 그가 처음이다.
▦7월 18일, 줄리 켄트의 '지젤' 객석 점유율 30%
올해는 발레의 인기로 무용 티켓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130%(인터파크INT 자료) 늘었다. 하지만 미국 아메리칸발레시어터(ABT)의 '지젤' 내한 공연은 이 같은 무용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가장 비싼 VIP석이 발레 공연 사상 최고가인 40만원에 책정되면서 평균 유료 객석점유율 30%를 간신히 넘긴 채 막을 내렸다. 스타 발레리나 줄리 켄트와 한국인 최초로 이 발레단 수석무용수가 된 서희의 출연 호재는 효력이 없었다.
▦7월 25일, 사무엘 윤 바이로이트 축제 개막작 주역
세계 무대에서 한국 음악가들의 이름이 빛난 한 해였다. 바그너의 음악극만 공연하는 독일 바이로이트 축제에서 개막작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의 타이틀롤을 맡은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이 대표적이다. 나치 문신 스캔들로 하차한 러시아 성악가를 대신해 갑작스레 무대에 섰지만 훌륭하게 공연을 마쳤다. 피아노의 문지영, 바이올린의 김다미, 현악사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등 젊은 음악가들의 국제 경연 입상 소식도 잇따랐다.
▦8월 24일,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막 연주
정명훈 예술감독이 이끄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막 연주는 단연 화제였다. 의상, 무대장치 없이 공연하는 콘서트 형식이긴 하지만 4시간 넘게 소요되는 이 작품의 국내 초연이었다.
▦9월 1일, 태풍에 순연된 '라 보엠' 개막
최고가 티켓이 57만원에 달해 고가 티켓 논란을 촉발한 야외 오페라 '라 보엠'이 관객의 외면을 받았다. 티켓 판매 부진으로 공연 횟수가 절반으로 줄었고 소셜커머스를 통해 45만원짜리 티켓을 6만원(학생)까지 할인 판매하는 굴욕을 겪었다. 태풍 영향으로 공연이 두 차례나 순연되는 악재까지 겹쳐 올해 공연계의 최대 오점으로 남았다.
▦11월 17일,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 첫 내한 독주회
2010년 한 차례 내한 일정을 취소했던 루마니아 출신 거장 피아니스트 라두 루푸가 첫 내한 독주회와 오케스트라 협연을 가졌다. 피아니스트 피에르 로랑 에마르의 첫 내한 공연,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와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의 연주회 등도 크게 주목 받았다.
▦11월 30일, KBS교향악단 재단법인 출범 기념 연주회
상임지휘자와의 갈등과 법인화 진통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KBS교향악단이 9월 31년 만에 독립법인으로 탈바꿈했다. 상임지휘자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9개월 만의 재단법인 출범 기념 연주회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