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커 지동원(21ㆍ선덜랜드)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시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동원은 올 시즌 전력 외로 분류되며 1군 경기에 단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마틴 오닐 선덜랜드 감독은 이미 마음을 비우고 지동원의 임대 혹은 이적에 동의한 상황이다. 하지만 올 시즌 한 경기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 지동원의 가치는 급락했다. 지동원의 영입을 위해 100만 달러(약 11억원)조차 선뜻 내놓는 구단이 없다.
전남 드래곤즈는 지동원이 유럽 무대에서 표류할 조짐을 보이자 선덜랜드와 접촉했다. 전남의 한 관계자는 "지동원을 다시 데려오기 위해서 접촉한 것은 맞다. 하지만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남 유스 출신인 지동원은 K리그로 돌아올 경우 전남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지동원이 전남에서 선덜랜드로 이적하면서 계약서에 삽입한 조항 때문이다.
그러나 K리그 유턴에는 걸림돌이 너무 많다. 우선 본인의 유럽 무대 잔류 의지가 확고하다. 지동원은 "힘들더라도 유럽에서 살아남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선덜랜드의 완고한 태도도 지동원의 행보에 제동을 걸고 있다. 지동원을 데려오기 위해 이적료 38억원을 지급했던 선덜랜드는 헐값에는 절대로 넘기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가 지동원의 임대에 관심을 드러냈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선덜랜드가 임대료로 1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 하지만 아우크스부르크는 기량이 검증되지 않은 지동원에게 임대료를 지급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지동원의 에이전트는 선덜랜드-아우크스부르크와의 마지막 협상을 위해 영국으로 건너갔다. 다음 주 내로 임대 여부를 결판 짓겠다는 계획이다.
아우크스부르크 외에 지동원의 영입을 희망하는 유럽 구단이 없는 터라 만약 임대 협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K리그 컴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적 협상권을 가진 선덜랜드는 K리그 구단이 합당한 금액만 제시하면 미련 없이 지동원을 내보낸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K리그로 돌아올 경우 우선 협상권을 가진 전남조차 지동원의 높은 이적료에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전남이 경제 한파로 몸집 줄이기에 나서 100만 파운드(약 18억원)를 쓰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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