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27명을 살해한 애덤 랜자(20)의 사건 당일 행적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그가 종말론에 심취한 어머니 낸시 랜자(52)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만 나돌 뿐 범행 동기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유서나 편지, 일기 등 그의 심리상태를 추측할 수 있는 문서들도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CNN방송은 경찰 조사결과를 토대로 랜자가 사건 당일인 14일 오전 학교로 가기 전 잠옷차림으로 자고 있던 어머니의 머리에 4차례 총격을 가해 살해했다고 16일 보도했다. 그는 이어 어머니의 이름으로 등록된 권총 2정과 소총 1정을 챙긴 뒤 어머니의 차를 타고 학교로 향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소총은 일반인이 방어용으로 많이 쓰는 AR-15 자동소총으로, 7월 콜로라도주 영화관 총기난사 사건에서 용의자 제임스 홈스가 사용한 것과 같은 기종이다.
사건현장에서는 랜자가 사용하지 않은 탄창 30여개와 총알 수백발이 발견됐다. 대니얼 맬로이 코네티컷주 주지사는 이날 abc방송에서 "랜자가 첫 번째 교실에서 총기를 난사하고 다른 교실로 옮겨간 직후 경찰이 학교에 진입한 소리를 듣고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P통신은 랜자가 사용하지 않은 총알이 대거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경찰의 학교진입이 늦었을 경우 희생자가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16일 랜자의 이모인 마샤 랜자(57)를 인용해 "랜자의 어머니가 생전에 문명사회가 곧 붕괴할 것이라 믿어 사격과 같은 원시사회 생존방법 등을 습득하고 식량을 비축했다"고 보도했다. 데일리메일은 어머니가 종말론에 심취해 아들에게 사격을 가르치는 등의 영향을 줬을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쟁 등을 주제로 한 컴퓨터 게임 마니아였던 랜자의 폭력적 성향이 범행의 발단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인디펜던트는 "경찰이 랜자의 집에서 그가 부순 것으로 보이는 컴퓨터를 발견했다"며 "랜자가 범행 당일 게임의 가상현실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NBC방송 등은 랜자가 범행 전날인 13일 학교를 찾아가 교사 4명과 말다툼을 벌였고, 실제 다음날 비번인 교사 1명을 제외한 3명을 살해한 점으로 미뤄 보복살인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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