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암 투수 임창용(36)이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이뤘다.
시카고 컵스와 입단 계약을 마친 임창용은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계약을 잘 마무리하고 왔다"고 환하게 웃었다. 계약 조건은 미국으로 떠나기 전에 알려진 대로 옵션을 포함해 '1+1년'에 최대 500만달러(약 54억원)의 조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임창용은 아직 구단에서 정식으로 발표하기 전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계약 조건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계약 조건은 신경 안 쓰고 갔다"며 "그라운드 상태를 보고 왔는데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 속으로 항상 생각했던 곳이라 그런지 새로운 것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임창용은 지난 7월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아 올 시즌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전 소속팀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에서 퇴단한 뒤 향후 진로를 모색하던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심했다. 임창용은 "지금이 아니면 미국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없을 것 같았다"면서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미국 무대 경험을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복귀 시점에 관해서는 "7~8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컵스의 재활 담당자들이 정말 잘 한다고 하니 믿고 따라갈 생각이다. 내년에 메이저리그에 등록하고 2014년에는 풀타임으로 뛰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컵스는 임창용이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적극적인 영입 의사를 나타냈다. 임창용의 에이전트인 박유현씨의 설명에 따르면 컵스는 올해 9월 처음으로 임창용에게 입단을 제의했다. 컵스가 임창용에게 관심을 둔 이유는 일본에서 정상급 마무리로 활약하며 거둔 성적과 사이드암 투수라는 희소성 때문이었다. 임창용은 비록 스플릿 계약이었지만 개인 트레이너 채용과 체계적인 재활 프로그램을 약속 받아 컵스 입단을 결정했다. 스플릿 계약은 메이저리거와 마이너리거 신분에 따라 계약 내용이 다른 것을 말한다.
임창용이 컵스에 입단함에 따라 류현진(LA 다저스), 추신수(신시내티 레즈)와의 한국인 빅리거 대결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임창용은 "미국 선수들을 상대로 이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일본에서도 한국 선수들과의 대결은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고, 미국에서도 솔직히 피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한일 통산 296세이브를 거둔 임창용은 향후 일정에 대해 "크리스마스는 한국에서 보낸 다음 미국 애리조나로 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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