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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이식, 이젠 면역억제제 안 먹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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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이식, 이젠 면역억제제 안 먹어도 될까

입력
2012.12.17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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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600여 건 이뤄지는 신장이식 환자에게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동시에 이식함으로써,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는 이식수술이 처음으로 시도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는 만성신부전으로 혈액 투석 중인 류기연(38)씨에게 국내 처음으로 공여자(누나)의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함께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고 17일 밝혔다. 류씨는 다른 장기이식 환자보다 적은 양의 면역억제제를 먹고 있으며, 6개월~1년 뒤 면역억제제를 끊을 수 있을 것으로 의료진은 예상하고 있다. 보통 장기이식 환자는 면역세포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지만, 면역세포를 만드는 조혈모세포가 신장을 자기 조직으로 인식하고 있는 덕분이다. 인식조혈모세포이식센터(혈액내과) 김희제 교수는 "이식된 누나의 신장을 환자 몸이 자신의 것처럼 착각하도록 조혈모세포가 유도하고 있는 면역관용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양철우(신장내과 교수) 장기이식센터장은 "면역억제제가 필요 없는 장기이식을 현실화하기 위한 첫 시도"라고 이번 수술에 의미를 부여했다. 면역억제제를 오래 복용하면 당뇨병이나 고관절이 괴사하는 등의 부작용 우려가 있다.

다만 면역세포가 환자의 다른 장기를 공격하는 합병증(이식편대숙주병)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아직은 나타나지 않았다.

2004년부터 사구체신염을 앓던 류씨는 신장투석을 해야 할 만큼 상태가 나빠져 조직이 면역학적으로 50% 일치하는 넷째 누나 류은미(43)씨의 신장을 지난달 29일, 조혈모세포를 다음날인 30일 이식받았다. 양 센터장은 "신장과 조혈모세포를 함께 이식한 사례는 세계적으로 미국 하버드대와 노스웨스턴대, 스탠포드대에서 29건 발표된 게 전부"라며 "우리나라의 이식기술이 세계 수준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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