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한 손님은 반값에 모십니다."
오는 19일 제18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투표를 한 시민에게 다양한 할인혜택을 주겠다는 업체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동네 빵집, 미용실, 떡볶이 가게부터 홍대 클럽, 대학로 극단까지 자발적 투표 참여 운동에 나선 업체의 면면도 다양하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서 퓨전음식점 '맛있는 수다'를 운영하는 오동수(43)씨는 19일 투표를 한 가족 단위 손님에게 아이들 몫의 음식값을 받지 않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투표의 소중함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또 투표가 끝나는 6시부터 개표가 끝나는 다음날까지 투표 인증샷을 보여주는 손님에게 맥주 1병을 무료로 제공한다. 오씨는 "시간을 내서 투표한 사람들에게는 그만큼의 즐거움을 주고 싶다"며 "올림픽이나 월드컵처럼 선거도 축제처럼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말했다.
중구 장충동에서 식당 '닭 한 마리, 돼지 한 근'을 운영하는 신동수(58)씨도 투표 당일 인증샷을 보여주는 손님에게 음식값의 10%를 깎아주기로 했다. 신씨는 "다른 가게 주인들로부터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데 쓸데 없이 이런 걸 왜 하냐'고 핀잔을 들었다"면서도 "투표가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강남의 워싱턴치과는 '스케일링 50% 할인'과 '치아교정 무료검사'를, 동작구 사당동의 카페 라임아이스드는 투표일 이후부터 12월 말까지 20% 할인을 약속했다. 결혼정보업체 선우는 19일 오후 3시부터 투표를 마친 미혼 남녀만 참여할 수 있는 무료 온라인 미팅행사를 열 예정이다.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지역일수록 투표 참여 독려 움직임이 더 활발하다. 특히 서울 대학로 극단과 홍대클럽의 이벤트가 눈길을 끈다. 뮤지컬 '달콤한 콤플렉스'는 투표 인증샷을 찍어오면 동반 1인까지 공연을 무료로 볼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 뮤지컬'오! 당신이 잠든 사이', '김종욱 찾기' 등 여러 공연들이 투표한 관객에게 최대 50% 할인을 약속했다. 마포구 홍대 클럽들도 "10~30% 할인"을 공약했다. 클럽 '롸일락'은 선거일에 착안해 19% 할인행사를 준비했다. 이 클럽의 이종현(45) 사장은 "누가 이기고 지고를 떠나서 서로 응원하고 축하하면서 하루 재미있게 놀 생각"이라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민버스가 대선 당일 '투표 인증샷'을 찍어오면 자사에서 운행하는 노선 버스를 무료로 승차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지방에서도 투표 참여 독려 이벤트가 각양각색으로 벌어지고 있다. 19일을 '유권자데이'로 선언하고 투표 참여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한국청년연합 관계자는 "투표자에게 할인 혜택을 약속한 곳이 전국적으로 500곳이 넘는다"며 "후보 중심의 선거에서 벗어나 유권자들이 즐기고 참여하는 선거를 만들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호기자 kimon87@hk.co.kr
이서희기자 sherlo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