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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년] 급조된 김정은 체제… 경제 악화 등 불안 요인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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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년] 급조된 김정은 체제… 경제 악화 등 불안 요인 곳곳에

입력
2012.12.16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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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 내부 불안 요인도 적지 않다."

정부 당국자는 김정일 사망 1년(17일)을 맞은 북한을 16일 이렇게 평가했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선대의 유훈통치를 기반으로 당ㆍ정ㆍ군을 장악하고 측근 세력을 재편하며 지난 1년간 빠른 속도로 친정 체제를 구축했지만 아직은 급조된 리더십의 불안정성이 곳곳에서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속한 권력승계, 군부 물갈이

김 1위원장은 지난해 12월 30일 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되면서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올해 4월에는 당 제1비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올라 불과 4개월 만에 공식적인 권력 승계 절차를 마무리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후 4년에 걸쳐 당ㆍ정ㆍ군의 최고직위를 차지한 것과 대조적이다.

3대 세습의 관건은 군부 장악이었다. 이에 김정은은 당의 우위를 강조하면서 군 수뇌부를 대폭 물갈이했다. 최측근인 민간 출신의 최룡해를 4월 차수로 승진시켜 군을 통제하는 총정치국장에 임명했고 7월에는 군부 실세인 리영호 총참모장을 전격 해임했다. 일선 군단장 9명 중 6명이 교체됐고 다른 군 간부들은 앞다퉈 충성을 맹세했다. 또한 외화벌이 등 이권사업의 주도권을 내각으로 이관해 군부의 힘을 뺐다. 김 1위원장에 대한 권력 승계 과정에서 고모 부부인 김경희ㆍ장성택이 절대적 후원을 보냈다.

김 1위원장은 부인 리설주를 현지 시찰에 동행하고 주민들과 의도적인 스킨십을 연출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나이 어린(29세) 지도자의 부족한 카리스마를 보완하기 위해 김일성 주석의 외모나 행동거지를 비슷하게 따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제개선 움직임, 성과는 미비

김 1위원장은 4월 15일 김일성 탄생 100주년 기념연설에서 "인민의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하겠다"며 경제난 극복을 강조했다. 원세훈 국정원장은 7월 국회 정보위 보고를 통해 김 1위원장 지시로 경제 개편 태스크포스(TF)가 만들어졌고 협동농장의 작업분조 인원 축소, 경영 자율권 확대 등을 골자로 한 '6ㆍ28 방침'이 시범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8월 중국을 방문해 나선, 황금평 공동개발 협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변화 움직임에도 북한의 경제사정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있다. 생산성이 최악인 상황에서 외자 유치마저 막히자 물가와 환율이 치솟는 초인플레이션이 심화했다.

특히 대중 무역 의존도는 90%에 달해 경제적으로는 사실상 중국의 종속국가로 전락했다.

황지환 서울시립대 교수는 "인프라와 집행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섣불리 경제개혁에 나섰다가는 자칫 더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경제 개혁을 미루면 김정은 리더십과 체제 존립이 위협받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안통치로 회귀, 로켓 발사 영향은

김 1위원장은 10월 이후 국가안전보위부(우리의 국정원)를 두 차례 방문하며 수시로 불순분자 색출을 지시하는 등 공안통치를 강화하고 있다.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권력승계 기간인 1~4월에는 주로 군부대를 찾아 군심(軍心)을 다독이고, 이후 일반 주민들의 민생 현장도 자주 방문했던 것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북한이 공개한 올해 김 1위원장의 현지 시찰은 총 142회(12월 4일 현재) 이뤄졌고 이중 군 관련이 50회, 경제 부문이 32회였다.

북한은 지난 12일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하면서 뚜렷한 성과가 없던 김 1위원장의 지도력과 카리스마를 선전하는 계기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지난 4월에 이어 또다시 로켓 발사를 경험한 국제사회도 이전에 비해 한층 강경한 입장이어서 북한의 의도가 실현될지는 미지수이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당장은 로켓 발사 성공으로 축제 분위기이지만 국제사회의 압력이 가중되면 김정은 리더십에 독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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