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르네상스 성공시켜 새 전설 만들어야죠
앞산의 명물
Since 1985_ 앞산 1호 레스토랑 ‘르네상스’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사람들이 있다. 그 규모가 크든 적든 새로운 흐름의 선봉에 서는 것은 여간 두렵고 힘든 일이 아니다. 앞산에 레스토랑 전성시대를 연 김영수(62) ‘르네상스’ 대표도 남들이 “불가능하다”는 일을 시도해 성공시키는 리더 스타일의 인물로 유명하다. 17살에 요리를 시작해 25살에 호텔주방장에 오르고 허허벌판에 레스토랑을 세워 대구를 대표하는 양식당으로 입지를 굳힌 지 오래다. 올해 6월에는 경북대학교에 들어선 ‘글로벌플라자’의 운영권을 따냈다. 그는 “지금껏 시도한 모든 일을 성공시켰는데 비결은 도전정신과 반드시 해내겠다는 각오”라면서 “어린 시절 배가 고파봤기 때문에 강단과 집념 하나는 어디에 내놓아도 안 질 자신있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라이브공연 제일 먼저 시작하다
그의 도전적 기질은 어린 시절 가난에서 비롯되었다. 밀양 청도면 골짜기에서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난 그는 6학년 졸업 앨범에 천을 덧대 기운 바지를 입은 사진이 있을 정도로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다. 하루라도 빨리 가난을 벗어나고 싶었던 그는 초등학교 6학년 무렵 가난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버려진 천변(川邊)땅에 구덩이를 파서 소똥을 넣은 후 박과 수박을 심었다. 박 뿌리에 접붙여 키운 수박 맛이 소문나 인근의 젊은 연인들이 그의 천변 밭으로 몰려들어 수박을 먹으며 데이트를 즐겼다. 매일 저녁 곡식을 한 가마니씩 벌어서 아침에 집에 갖다놓았다. 남다른 의지와 강단의 열매였다.
80년대 중반 호텔 주방 생활을 접고 ‘르네상스’의 전신인 ‘산마리노’를 오픈 할 때도 상황이 비슷했다. “안 된다”는 의견이 90%였다. 안지랑골 쪽의 찜닭집 밀집지역과 뚝 떨어진 허허벌판이었다. 남들이 보기엔 ‘무모한 짓’이었지만 그는 자신이 있었다. 김 대표는 닭집을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개조했다. 과감하게 칸막이를 떼고 가족들이 즐길 수 있게 했다. 난로를 설치해 고구마, 밤 등을 쪄서 서비스를 제공했다. 겨울엔 가게 마당에 솜을 깔고 안개등을 켜서 눈이 내린 풍경을 연출했고, 봄에는 보리를 뿌려 잔디처럼 보이게 해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그렇게 한달 만에 손님이 꽉 차고 문 앞에 줄을 섰다. 르네상스는 약 2년 뒤에 문을 열었다. 산마리노 바로 뒤에 들어선 레스토랑 건물을 임대해 재출발을 한 것. 음식은 물론이고 서비스도 지역 최고였다. 무엇보다 르네상스는 대구에서 라이브 공연을 제일 먼저 시작했다. 김 대표는 “손님들은 번 돈을 모두 챙긴다는 느낌을 받으면 발길을 끊는다”면서 “매출의 20%를 투자한 라이브 무대는 고객 서비스 차원이었다”고 고백했다. 르네상스가 성공하면서 시내 중심가에 몰렸던 레스토랑이 앞산으로 대거 이동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한때 30여 개의 가게가 ‘촌’을 형성해 성업했다.
토종 체인의 대표주자
“앞산 번영에 힘쓸 것….”
김 대표는 큰 굴곡 없이 성공가도를 달린 것에 대해 꾸준한 연구와 배우려는 자세를 꼽았다. 그는 30대에 이미 ‘사장님’ 소리를 들었지만 한번도 음식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다. 지금까지 연구실을 따로 마련해 새로운 음식을 개발한다. 사람에게서 배우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골프를 배운 것도 성공한 사람들과 어울려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였다. 그렇게 시작한 골프였지만 2007년에는 2,000여명이 겨루는 클럽 대회에서 챔피언에 오르면서 본의 아니게 승부사 기질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에 자연스런 골프 회동이 늘어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원껏 만났다. 그는 “나이가 어리더라도 나보다 더 배운 사람에게는 형님이라고 한다”면서 “배울 점이 있으면 숨 쉬는 법까지 배운다는 자세로 살아왔다”고 밝혔다.
그의 다음 목표는 글로벌 프라자 르네상스를 성공시키는 것. 같은 건물에 중식당, 연회장, 예식장까지 합쳐 모두 4개층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토종 체인의 대표주자로 대구 시민들에게 인정받는 식당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앞산상가번영회 회장으로서 활동도 활발하게 하고 있다. 구(舊)앞산순환도로 개선 사업도 그의 역할이 컸다. 2010년 남구청장과 함께 재정경제부에 올라가 직접 브리핑을 해 100억 공사를 따내는데 큰 몫을 담당했다. 그는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앞산이 번영하도록 하겠다”면서 “전주 한옥촌처럼 전국민이 와서 걸어보고 싶어 하는 거리, 대구 전통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명소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광원 엠플러스한국기자
‘샤또브리앙 안심스테이크’ 안심 중 최고급 부위로 1마리에 4인분 정도 나온다.
연어스테이크
르네상스 레스토랑 T. 053)624-7778
앞산 순환로에서 앞산 빨래터 공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맛둘레길에 위치. 대명고가교로 올라가는 분기점에서 오른편에 위치해있다. 낮은 하얀 성을 연상시키는 특색있는 건물이라 눈에 잘 띤다.
주차공간은 가게 전면에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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