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일(19일)은 임시 공휴일입니다. 하지만 이날 더 분주해지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홈쇼핑 업체들입니다.
선거일은 다른 공휴일과 달리 저녁시간이 되면 출구 조사와 개표 현황을 보기 위해 TV앞에 앉아 있는 집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계속 개표방송만 보는 것은 아니겠죠. 채널을 돌리다 보면 홈쇼핑채널에 멈추게 되고, 결국 홈쇼핑 매출도 늘어나게 됩니다.
선거와 홈쇼핑 매출의 함수관계는 이미 '검증'된 사실입니다. 17대 대선이 있었던 2007년 12월 19일(수요일) 홈쇼핑사들의 매출은 평소 수요일보다 크게 늘어났습니다. GS샵의 경우 당시 TV부문 매출은 70억원으로 평소 수요일보다 15%나 높아, 주말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CJ오쇼핑의 주문은 전주 같은 날보다 주문이 무려 66%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지난 4월11일 치러졌던 총선때도 그랬습니다. GS샵의 경우 총선일 매출액은 전주 대비 매출이 80%나 늘었다고 합니다. 한 홈쇼핑 업체 관계자는 "선거가 박빙이고 투표율이 높을수록 개표방송 시청률도 높기 때문에 홈쇼핑 매출도 더 늘어난다"고 말했습니다.
때문에 홈쇼핑업체들은 이번 대선을 맞아 시간대별로 정교한 마케팅 전략을 짜놓고 있습니다. 우선 저녁 6시 개표방송 이전까지는 평소 공휴일처럼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한 이미용, 패션, 침구 등 상품 위주로 편성합니다. 이후 개표방송이 시작되면 온 가족 대상의 상품들로 전환하는데요, GS샵은 청소용품과 정수기, 안마의자 등을 방송할 예정이고, CJ오쇼핑은 남성 고객을 겨냥한 블랙박스, 디지털기기 방송을 배치한다고 합니다.
또 GS샵은 밤잠을 못 이루는 시청자들을 위해 심야방송을 강화, 새벽 1시 이후에도 캐논 카메라 등을 집중 배치하기로 했습니다. CJ오쇼핑은 대선 하루 동안 TV상품 구매 고객중 30명을 추첨해 220만원짜리 고가 브랜드 구찌 가방을 증정하는 행사도 벌인다고 합니다.
어쩌면 홈쇼핑업체들은 이번 대선개표가 초반에 한쪽의 완승으로 끝나기 보다는, 새벽까지도 승패를 알기 힘든 피 말리는 승부가 되기를 희망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유권자들이 TV를 오래 보고, 홈쇼핑매출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을 테니까요.
궁금해집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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