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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한국야구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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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한국야구를 부탁해

입력
2012.12.14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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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IA에서 선발로 활약한 트레비스 블랙클리는 내년 시즌 메이저리그 오클랜드의 5선발로 뛸 예정이다. 올해 한국 무대를 떠나 빅리그에 도전했던 트레비스는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잇달아 호투, 곧바로 메이저리그로 승격돼 15차례의 선발 경기에서 6승4패 4.1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트레비스는 KIA 시절 25경기에 출전하면서 7승5패 평균자책점 3.48의 평범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한국 무대를 통해 타자를 상대하는 '눈'을 떴고 이제는 당당히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트레비스는 2011시즌 중반 "한국 선수들은 좀처럼 삼진을 당하지 않는다. 트리플 A 타자들 보다 컨택 능력이 좋다"며 "몸쪽으로 더 적극적으로 승부하는 등 나도 투구 패턴을 바꾸는 중이다"고 했다. 이후 이 같은 변화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 등판 횟수가 고작 8차례였던 왼손 투수를 메이저리그 5선발로 바꿔 놓았다.

'한국산 괴물'이 메이저리그에 뜬다. 전문가들은 류현진(25ㆍLA 다저스)을 트레비스 보다 몇 수 위로 평가하고 있다. 이용철 KBSN 해설위원은 14일 "직구 평균 시속, 제구력 등 전체적으로 류현진이 낫다. 경기 운영 능력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류현진만의 장점"이라며 "영리한 투수다. 하체를 활용해 같은 릴리스포인트에서 다양한 변화구를 던질 줄 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트레비스가 "까다롭다"고 평한 국내 타자들을 상대로 5차례나 삼진왕에 오르기도 했다.

데뷔 첫 해 류현진은 최소 10승 이상은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송재우 IPSN 해설위원은 "다저스는 내년에 무조건 우승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선발진이 좋고 타선도 괜찮다"며 "10승 이상에 평균자책점 3점대 중반 정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용철 위원은 "변수는 류현진이 얼마나 빨리 선발 로테이션에 적응하느냐다. 한국에서는 팀이 배려해줘 6일 쉬고 등판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자기 관리만 잘 한다면 10승 이상은 충분하다"고 했다.

현재 다저스의 3,4선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류현진은 로테이션을 지킨다면 25~27경기에 등판하게 된다. 예상 투구 이닝은 170~180이닝으로 체력적인 대비를 잘 해야 한다. 류현진이 속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는 상대적으로 타선이 강하지 않아 의외로 손쉽게 10승 이상을 거둘 수도 있다. 계약을 마치고 13일 귀국한 류현진도 "첫해부터 두 자릿수 승수와 2점대 평균자책점을 내는 게 목표다. 미국에서도 알아줄 만한 선수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런데 류현진의 10승은 선수 개인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야구 미래를 위해서도 중요한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류현진은 다저스로부터 포스팅 사상 역대 4번째로 높은 2,573만7,737달러33센트(약 280억원)를 받아내 한국 야구의 위상을 높였다. 물론 다저스는 류현진의 능력과 국제대회 성적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높은 이적료를 썼겠지만, 국내 무대를 거쳐 메이저리그에 직행한 첫 번째 선수의 탄생은 한국 프로야구 수준을 끌어올리는 결과로 작용했다. 한국 리그를 주름 잡은 투수에게 280억원이나 쓴 것은 '트리플 A 수준 보다 못하다'고 냉정히 바라보던 한국 리그에 대한 평가가 분명 달라진 것이다.

여기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다시 한 번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선 류현진이 첫 해부터 이름값을 해야 한다. 본인의 목표대로 최소 10승, 2점대의 평균 자책점을 기록하면 한국 리그는 물론 한국 선수들을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내년이면 KIA 윤석민과 일본 프로야구로 건너간 이대호(오릭스)가 빅리그 문을 노크한다. 류현진의 성공은 이들의 '잿팟'을 담보하는 지렛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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