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동부가 바닥권을 헤맬 것이라고 내다본 전문가는 없었다. 한국 농구 최고의 빅맨인 김주성(205㎝)이 버티고 있고, 혼혈 선수 이승준(204㎝)까지 영입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를 모았던 김주성-이승준 조합은 엇박자가 났다. 또 '짠물 수비' 역시 사라졌다.
동부는 14일 현재 5승14패로 9위다. 지난 12일 KT를 잡고 7연패 수렁에서 벗어났지만 경기력은 썩 좋지 않았다. 강동희 동부 감독이 이기고도 얼굴을 찌푸린 이유다. 강 감독은 "3라운드 첫 경기부터 연패를 끊은 건 좋지만 경기 내용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했다.
그나마 위안은 살아난 수비력과 고른 득점 분포도다. 지난 주 끝난 프로-아마 최강전에서 팀 전력을 재정비한 효과를 봤다. 이제는 외곽슛만 터지면 된다. 동부는 3점슛 성공률이 32.7%로 10개 팀 중 7위에 그치고 있다. 슈터 이광재(187㎝)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광재는 지난 시즌 막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상무에서 복귀한 뒤 11경기에서 평균 11.8점 3점슛 1.7개를 넣었다. 3점슛 성공률 역시 46.3%로 정확했다. 상무 시절 슈팅 훈련에 많은 시간을 쏟아 부은 결과물이다. 이광재는 입대 전 강 감독으로부터 '슛을 키워서 오라'는 미션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수비자 3초룰 폐지로 수비가 골 밑으로 많이 몰린다. 때문에 외곽슛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광재는 시즌을 앞두고 허벅지 부상 탓에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훈련량이 적다 보니 예전의 슛감각을 찾는데 애를 먹었다.
강 감독은 "슛은 시간 투자를 많이 하면 후천적인 노력으로 좋아질 수 있다"며 "(이)광재가 부상 여파로 상무 시절만큼 슈팅 훈련을 못한 것이 나타났다. 지난 시즌과 같은 제대로 된 포물선이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광재는 정상 몸 상태를 회복한 이후 다시 슈팅 훈련에 집중하는 중이다. 강 감독은 "최근 열심히 하니 그나마 좋아지더라"면서 "이번 기회에 광재도 훈련의 중요성을 깨달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섭기자 on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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